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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선

Author
문학
Date
2016-01-29 21:37
Views
4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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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진주 출생
 부산대학교 일어일문학 전공
2015년 워싱턴문인회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단추를 채우며>로 우수상 수상


 같은 해,  한국의 시 문학 계간지 <포엠포엠>에 <싱코 데 마요> 외 4편이 신인문학상 당선되어 등단


 아시아나항공에서 8년간 근무 후 미 국무부 외교관인 남편의 본부 발령으로 인해 2013년 도미
 현재 워싱턴 DC 거주 중이며 지역 워싱턴중앙일보 <시 읽는 수요일> 연재
 2016년 7월에 방글라데시로 이주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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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축제


                                    

가진 뼈 다 줄게 날개를 다오 소리를 다오
오체투지로 올린 매미의 기도
마닐라지(紙) 칼금 긋듯 태양이
장마구름을 북 찢고 나와 듣는다

젖은 나무껍질 한 겹 마침내 마르는 찰나
와그르르 한꺼번에 쏟아 붓는다
태어난 기쁨을 물음표 하나로 축약해놓고

불의 축제에서는 진홍색 독배를 들고
마른 날개를 비벼 만든 불꽃
온 생애를 끌어 모아 분신한다

하늘까지 닿도록 바락, 발악
쇳소리로 제창하는 열꽃 같은 울음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침묵을 위한 진혼가
봉인되기 직전 단말마의 날갯짓
귀를 찢는 한낮의 고해성사
나이테를 잃어버린 생명의 관성이다

중국에 매미튀김 요리가 있다
늦은 봄 열 나흗날
어두운 땅굴에서 성충으로 탈바꿈하기 직전
마지막 숨을 고르는 매미유충을 파내
꿈틀꿈틀 살아있을 때 튀겨내는 요리

천둥소리 요란했던 지난밤의 비는
치열한 허방을 씻어주는 너희를 위한 위로였을까

등을 갈라 드디어 첫 숨을 쉬는 가혹한 우화(羽化)
잠잠했던 매미들이 다시 악을 쓴다
제 몸을 불사르기 시작한다
단말마의 비명에 잠시 숨죽이고 있던 태양이 움찔 한다

나는 머리칼 흩날리는 수양버들 아래에서 노래를 기다린다
영혼을 흔들어 줄 수액 같은 노래를
가진 생 다 내주고 얻은 뜨거운 목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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