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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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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의과대학 졸업
* Medical College of Virginia. 인턴.정신과 레지던트
* Michigan State Univ. 소아정신과 펠로.
* 수필집; 주홍색 풍금
* 단편소설: '사계절' '빈 들'
* 중편소설 : '폭풍에 쓰러지지 않는 나무' '가을에 온 여인'
* 장편소설: '요꼬하마여 안녕'
* 미주한국아동문학가협회 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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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곳으로 가야지
나는 氷上을 좋아했다
귀 손 발이 얼어붙어도 좋았다
학교 가는 것보다 좋았다
江이 얼면 나에게는 여름이 왔다
여름내 아궁이에 숨겨놓은 氷上靴를
먼저 꺼내야 내 차지가 된다
내 친구는 가난해서 맨발에
고무신을 신고 내 과제물을 가져왔다
아버지 회초리 자국을 숨기고
얼음 위를 달리면 따끔한 아픔이 사라졌다
어른이 되어서도 잘못을 하면
늘 하는 말
추운 곳으로 가야지 속으로 말한다
이제, 강물은 얼지 않는다
갈대가 있는 숲, 강 끝까지
갈 수가 없다
은색 비늘을 날리며 뛰어오르는
숭어도...
사람의 숨통을 끊어 버렸던
西氷庫도 사라졌다
나는 더는 잘못을 할 수가 없다
*西氷庫-지난날 拷問을 자행하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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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속으로
소년은 우연히 눈을 떴습니다. 창 박이 너무 환했습니다. 도로가 은색으로
변해서 반짝였습니다. 길 건너 <해 뜨는 세탁소>는 뒷편에 있는 숲속과 함께
어둠에 쌓여 있었습니다. 늘 그랫듯이 소년은 세탁소를 눈여겨 보았습니다.
어디 불 빛이 없는 가 하고.
왜냐하면 자정이 훨씬 넘어도 작은 전등아래 바느질 하는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 입니다.
소년은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바느질 기계소리가 들릴 것 같아서.
물론 누구인지도 궁금했습니다.
<해 뜨는 세탁소>는 소년의 부모님이 하시는 <부라이트> 세탁소 보다 오래
되었고, 훨신 손님도 많았습니다. 낯에는 손님들이 대문 밖 까지 늘어서서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소년은 부모님이 앞집을 보며 부러워 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저 집은 어째서 저렇게 손님이 많타냐!"
"우리집 올 손님도 그 곳으로 다 가버리니.."
심지어는,"저 집이 망해야 우리집이 살지" 라고 까지 했습니다.
소년 생각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어쩌다 밤중에 일어나서 우연히도 앞집 세탁소를 보았습니다. 보일까 말까 하는 작은 전등이 그저 켜논 보안등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였습니다.
그 작은 불빛아래 희미하게 보이는 미싱과 또렷한 하얀 손이 소년의 눈에 들어
왔습니다. 소년은 놀랐습니다.
소년의 마음은 호기심에 가득 찼습니다.
'누가 저렇게 밤 새도록 일을 할까?'
소년은 자기가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저렇게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 세탁소를 누군들 따라 잡을 수 있단 말일까?'
'틀림 없이 손님의 약속시간에 맞춰,아니면 더 이르게 세탁물을 완성해 놓겠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년의 마음은 오히려 <해 뜨는 세탁소>가 자랑 스러웠습니다.
소년이 바라보고 있던 창 밖이 갑자기 어두워 졌습니다. 구름이 달을 가렸나
봅니다. 순간적으로 검은 그림자가 움직였습니다. 불똥이 <해 뜨는 세탁소>
지붕위로 날아갔습니다.
순식간에 불이 번져갔습니다.
소년은 '불이야'라고 입속으로 소리쳤습니다. 그리고 그곳을 향해 뛰였습니다.
1
소년은 앞 발로 유리창을 깼습니다. 몇 번씩 발길질을 한후 뜨거운 바라과 함께
유리가 무너졌습니다. 연기가 소년의 숨을 끈을 것 같이 목구멍을 메웠습니다
문턱의 데스크가 소년을 막았습니다. 소년은 불 가운데 사람이 움직이는 것 같아
입을 손으로 막고 돌진했습니다. 불길이 소년의 얼굴을 쳤습니다. 소년의 뺨이
시렸습니다. 사람 몸체가 소년의 앞으로 쓸어졌습니다. 소년이 팔을 벌려 잡았습니다.
밖에서 싸이렌이 불고 힘찬 물이 소년의 등을 밀었습니다. 소년은 가슴에 안은
사람과 함께 쓰러졌습니다.
소방대원이 들것에 소년과 한 사람을 실코 도로로 나왔습니다.
<해 뜨는 세탁소>는 아직도 타고 있었습니다.
소년이 소방대원에게 물었습니다.
"그 분은 어덯게 됬습니까?"
"아, 주인 아주머니는 용감한 소년 때문에 무사해"
"약간의 화상을 입으셨를 뿐야"
소년의 부모님과 여러 사람들이 소년을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소년에게 물었습니다.
"이름은? 어디에 살지? 왜 불속으로 뛰여 덜었나?"
소년은 대답대신 미소를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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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받지 않은 손님
구치랜드에는 나무가 없다. 민둥 산이다. 단조롭기도 하지만 어째선지 산뜻해
보여서 좋다. 오목한 손등 처럼 생겼다. 키가 자라지 않는 잡초가 가을이 깊어가는데도 푸르기만 하다. 능선을 따라 새파란 제임스 강이 그 얼굴을 내밀기도하고 감추기도 한다.
소년은 풀란테이숀(대논장)의 주인이 살았을 큰 두개의 기둥이 버티고 있는 대 저택 뒤에 달린 노예들의 나무집에 산다. 그 집은 창틀이 일그러져 강 바람이 소리를 내며 눅눅한 집안으로 스며든다. 소년은 그래도 이 집이 좋다. 오랜 세월 동안 이 집 곳곳에 배었던 사람들의 냄새 까지도.
소년은 늘 창가에 서서 강가의 등선을 바라본다. 춤을 추며 끝없이 이여져 가는. 가끔씩 능선아래 꼬불꼬불 난 회색의 향토 길로 차가 지나 갈때는 저 차가 집 쪽으로 오지는 않나 기대하면서.
추수감사절때 집 주인 벤 소장 부인이 갖여온 큰 칠면조를 소년은 반도 먹지 못하고 식탁위에 남겼다. 혹시나 출장 간 아버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노을이 져오는 강과 등선위에는 붉게 물들어 오는 하늘이 있다. 3 년전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얼굴도 그 곳에 있었다. 소년은 손가락을 차거운 유리에 댔다.
어머니의 얼굴을 그렸다. 손가락 끝에 어머니의 미소짖는 눈이 그려졌다. 축축했다.
밖에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바람소릴까? 아주 작은 문 두두리는 소리가 났다.
소년은 문가로 갔다. 다시 미세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소년이 침착히 물었다.
"아빠세요" 조용했다.
소년은 주저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어두움 속에 크고 하얀 얼굴이 올려다 보였다.
다음으로 오랜지 색 상하의가 소년의 눈에 들어왔다. 소년은 침을 꿀꺽 입속으로
삼켰다. 그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밖이 차가운데 들어오세요."
그는 대답대신 큰 키를 약간 굽혀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의 눈은 소년을 피하는지
아래를 봤다. 짧게 자른 머리는 불빛에 금색으로 반짝였다. 오랜지 수의 복위에는 푸룬 잡초와 흙이 묻어 있었다. 그는 초췌하게 보였다. 소년은 재빨리
그를 식탁으로 안내했다. "앉으세요" 식탁의자를 앉기 편하게 그의 앞으로 밀었다.
소년은 커피팟에 전기를 넣고, 칠면조에 덮었던 비닐을 열었다. 그의 풀이 죽었던 눈이 번쩍 뜨였다. 새파란 눈 이였다. 그는 소년의 얼굴을 한번 쳐다 봤다. 그리고
급하게 나이프와 포크를 움직여서 칠면조 고기를 먹었다. 소년은 뜨거운 커피를
그에게 건넸다. 그는 소리를 내며 커피를 마셨다. 소년은 귀에 들려오는 아버지의
음성 들었다. "폴, 잘 했다." 소년은 미소를 지었다.
소년은 옷장에서 아버지의 옷을 꺼냈다. 그리고 아버지의 침실 앞에 놓았다.
조용한 아침은 늘 그랬다. 까마귀가 까악까악 소리를 냈다. 소년은 벌떡 침대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버지 방문은 열려 있었다. 깨끗이 접어 두었던 아버지 옷도 그대로 있었다. 식탁은 깔끔하게 치여져 있었다. 깨끗하게 씻긴 접시가 채 마르지 않고 있었다.
창 밖으로 교도소 벤 소장의 검은색 세단이 능선아래로 사라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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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 부는 소년
어느새 산 언덕위로 가을이 왔습니다. 집이 띠엄띠엄 있는 언덕 마을에는
바람소리도 쉬여가는지, 가랑잎이 아랫동네로 날려 가기전에는 느낄 수가
없습니다. 나무 숲은 겨울 준비를 하는라고 망가진 가지를 떨구고, 분주하게도
화려했던 색색 옷을 벗고 있습니다. 몸을 가볍게라도 하는지. 바람은 짖굿게도 숲과 나무를 더 흔듭니다.
소년은 뜨거운 여름에도 열지 않던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찬바람이 불어오는데. 회파람을 붑니다. 가을이 오면 떠나가는 새들에게 인사하고 싶었습니다.
찬 바람때문인지, 아침이면 지저기든 참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옆집 미세스 로빈슨 씨가 숨을 헐떡이며 언덕을 올라옵니다. 멀리서 봐도 무엇인지 급한 일이 일어난 것이 틀립없습니다. 바람에 휘날리는 아주머니의 머리와 흰 잠옷이 반 쯤은 열린채로 꼬리처럼 뒤로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스리퍼를 끌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휘파람을 멈쳤습니다. "왠일이세요, 아주머니?"
아주머니는 무어라 말하는데 들리지 않았습니다. 한 손을 소년을 향해 휘졌습니다.
"네, 제가 갑니다, 기다리세요." 소년은 층게를 몇 개 씩 뛰여서 앞문을 박차고 달려 나갔습니다.
"이봐, 소년! 우리애, 지미가 사라졌어! " 아주머니는 간신히 말을 이여갑니다.
"아침식사 때 내려오지 안아 방문을 여니까..없었서." "아무데도."
"진정하세요." 소년은 아주머니를 안심시키기위해, "네, 제가 도와 드릴께요."
"제가 찾아보겠어요."
소년은 자기집을 향해 강아지 쫑쫑을 불렀습니다. 그는 쎄게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해이, 쫑쫑" 쫑쫑이 집뒤 부엌쪽에서 꼬리를 치며 달려왔습니다. 쫑쫑은 알아차린듯 싶습니다. 내가 무엇을 하려는지 가장 잘 아는, 적어도 우리집에서는, 쫑쫑 입니다. 그는 내가 갖지 못한 동생노릇을 충분히 잘해 내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옆집 4살 짜리 지미입니다. 지미는 자기집 문앞 층계에 때마다 앉아 나를 지켜보는 아이입니다. 나는 지미를 볼 때마다, 휘파람을 불었죠. 지미는 나를 바라보며 열심히 입을 모아서 흉내를 냈습니다. 그러면 미스터 로빈슨씨가 문을 열고 나와서 지미 머리를 쥐여박습니다. 그리고는 지미를 집안으로 끌고 들어 갑니다. 지미는 끝내 휘파람을 불지 못했습니다. 그대신 울음보를 터트렸습니다. 울음소리가 점점 들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너무 슬펐습니다.내 마음이 저려왔습니다.
1
나는 숲속을 향해 달렸습니다. 무어라 말하는 아주머니를 뒤로 하고.
쫑쫑이 바짝 따랐습니다. 해가 구름에 가려 숲은 어두워졌습니다. 친근했던
숲이 차겁게 느껴졌습니다. 늘 다니던 길을 가는데도. 쳐진 나무가지가 내 머리를
스칩니다. 고목 나무들이 '난 몰라'라고 말 하는듯 침울하게 서 있습니다.
가랑잎이 떠 가는 개울도 뛰어 넘습니다. 쫑쫑이 소년을 앞서 갑니다. 냄새를
맡으면서 머리를 갸웃뚱하며.
얼마를 갔을가, 어디선지 풀피리 소리 같은 회파람이 들렸습니다. 때를 같이해,
쫑쫑이 멍멍 짖었습니다. 소년은 걸음을 멈쳤습니다. 풀피리 소리 같은 회파람도 멈쳤습니다.
소년이 휘파람을 불었습니다. 가느다랗게 풀피리 소리 같은 회파람이 다시 들려 왔습니다.
곰처럼 생긴 큰 바위가 앞에 보였습니다. 소년은 깨달았습니다. 쫑쫑이 어느새
바위 뒤를 돌아나왔습니다. 소년을 쳐다보고 서 있었습니다. 멀리서도 쫑쫑의
눈이 빤빡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귀가 몇 번씩 움직였습니다. 소년이 달려갔습니다.
지미가 입을 내밀고 휘파람을 불고 있었습니다. 등을 바위에 기대인체.
햇빛이 나무 사이로 선을 그으며 지미의 머리위에 떠러지고 있었습니다.
소년이 손을 내밀었습니다. 지미가 소년의 손을 잡았습니다. 지미의 손은
차가웠습니다. 소년이 그의 윗도리를 벗어 지미에게 입혔습니다. 지미가
쫑쫑이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쫑쫑이 지미의 품에 안겼습니다.
미스터 로빈슨씨 부부가 숨을 헐떡이며 와서 이 광경을 지켜 보았습니다.
지미는 휘파람을 제대로 불었습니다. 그 소리는 숲과 계곡을 넘쳐 퍼져가고
있었습니다. 소년도 휘파람을 따라 불었습니다.
미스터 로빈슨씨의 입가에서 미소가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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