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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하와이대학 언어학 박사
*조지 워싱턴대학 (GW) 한국언어문화 및 국제학 명예교수
*GW 한국학연구소 상임고문
*GW 대 동 아시아어문학과장 역임
*세계한국언어학회회장, "한국언어학"지 편집위원장 역임
*저서 : Creative Women of Korea: The Fifteenth through the Twentieth Centuris
(15세기에서 20세기까지의 창조적인 한국 여성)
자당 한무숙씨의 '역사는 흐른다'의 영역 And So Flows History 외 다수
*제18회 워싱턴문학 신인문학상 영시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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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are beautiful
But I always wondered
How you could see everything
With such small eyes
Ah, Madam, small eyes
See things more clearly
For they help you focus
Just think about it
You squeeze your eyes
To make them small
To see better
Don’t you wish
You were born with
Small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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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ssing of a Giant Tree
The wind is howling and whistling through the night. This trustworthy guard of my abode Is now lying down cutting me off from the world. From where did you come? You took root like a chance,
Grew freely and rapidly into a nameless tr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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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억한다
그 날도 서울의 나릇한 여느 여름 날,
앞뜰의 백일홍이 꽃피는 시절,나나ㄴ
다가오는 아버지 생신준비에 모두 바빠하고
어린이들은 축제분위기에 흥겨워 뛰놀고
우리집 강아지 호백이도 덩달아 겅중겅중.
내오직 관심사는 안타깝게 놓치는 “백점만점”
그리고 꼬마 동생 보아주어
어머니가 직접 쓰신 책과 만화책 상타기.
그러나 아버지 생신에 아무도 오지 않았다.
생신 전날, 우리 세상, 우리의 평화를 깨트리고
전쟁이 터졌다.
어른에게 정중히 절하는 어린이도 보이지 않고
아이들에게 타이르고 격려하시는 아버지,
또 손님들의 큰 소리 덕담도 안 들렸다.
어머니는 아버지 생신에는 예외없이 비가 오고
그것은 용띠 아버지에게 좋은 거라 하셨다.
그렇지만 그 날의 비는 좋은 비가 아니었다.
질척질척한 한강 뚝은 내 고무신을 삼켜버렸고
어른들 등에 업혀가는 동생들과
발맞추려는 내 발까지 묶으려했다.
한강다리가 눈앞에서 허물어졌다.
운동과 수영으로 단련된 아버지, 차마 우리를 뒤에 두고
한강을 헤엄쳐 건느실 용기를 못 내셨다.
그후로의 석달은 지옥이었다. 어머니 맹장염 터져
복막염이 되었고, 천진난만했던 우리는
갑자기 어른이 되었다.
아홉살나이로 장녀인 나는 우리집 가장이 되어,
동네 인민회의에 참석, 꿈인듯 영화인듯,
인민재판, 처형까지 목격했다.
우리는 배고픈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허기보다 더 무서운 것은 세가지 진저리나는 소리:
눈에 불을 켜고 아버지 찾는 사람들의 새벽세시 초인종 소리,
“성분”이 나쁜 은행가 아버지는 즉석 총살감이었다.
애기는 아직 말을 못했지만 다른 네 꼬마들은
“아버지”라는 말 입에 담기만해도
우리 모두 반고아가 된다는 걸 본능처럼 알았다.
하늘에 나르는 비행기 소리는 또 누가 죽을 수 있다는 경종,
큰 아버지와 사랑하는 두 사촌동생이 그렇게 사라졌다.
비명같은 고사포 소리는 마치 환장한 순경이
모든 인류를 지옥으로 몰아가는 호르라기 소리 같았다.
그러다 갑자기 모든 것이 멈추었다. 시작할 때와 똑같이 갑자기.
모두가 길가로 뛰어나와 행진해들어오는 외국 보병들을 맞았다.
그들은 모두 정말 가관의 더러운 털보들—거기다가 노랑, 빨강, 갈색, 흑색, 가지각색의 인종들.
그래도 어른들이 그들을 보고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손을 잡고
어떤 사람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쥐어 주었다.
어떤 이들은 죽었다 살아온 형제를 보듯이 그들을 껴안았다.
그리고 아이들은 또 다시 깡충깡충 뛰어놀기 시작했다.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를 암흑에서 꺼내준 이 괴상한 인간들이 신령들인가?손오공의 복제인가?”
마술은 한강의 기적을 낳았다. 보라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절대로 잊어버린 전쟁이 아니다, 마술은 계속 살아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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