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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해

Author
mimi
Date
2013-12-05 05:54
Views
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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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출생

1982년 도미

1983년 Guam University 입학

1993년 

Int'l Christian Education College, 유아보육과 수료

제18회 워싱턴문학 신인문학상 <시부문-장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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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



1. 어머니


하르르 꽃 이파리 떨어 지며는 

가슴속에 그리움 하나가

삐죽이 일어 납니다. 


달 밝은 날 

잠자리가 서운해서 나가 보며는 

달 보며 울고 계셨던 울 어머니 


어머니 처럼 살지 않겠다고 

내가 우는 대신, 아희들을 

울리며 살고보니, 역시 어머니가 옳으셨어요. 


눈물,눈물 많이도 뿌리시고 사셔도, 

오며가는 사람들. 

어려운 사람들만 보면 먹이시더니, 

지금은 어디서 밥 짓고 계신지요 


어머니 

세상에 좋은 것. 별별것 다 많아도 

어머니 눈물 만한 약이 없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이제서야, 어머니께 드리고 싶은 것이 

참 많아졌는데요 

어디로 보내 드릴까요 

어디로 보내면 어머니 웃는 모습을 

뵐까요.




2. 아버지


잘 나가던 직장을 

하루아침에 때려 치우고

잘 나가던 월남경기가 

사그러 들때 쯤 

월남 바람 든 아버지가 

세번의 사기를 당하고 

그여이 월남으로 떠나셨다. 


합창연습 갔다가, 돌아온 

둘째언니는 벌써 가셨냐고 

울었고, 

여섯 살 어린 나는, 작은 점이 찍힌 

하얀 깔까리 원피스를 입고 

공항에 나가서 손은 흔들었다. 


일주일에 한번 

큰 언니가 지우개 들고 고쳐 주는대로 

편지를 쓰고, 

일년에 한번은 

허바허바 사장에 가서 

가족 사진을 찍어 보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편지 쓰기가 싫어진 나는, 

천일야화 얘기를 써 보내면서 견뎠다 

아버지가 천일야화는 

이제 됐다고 하실 때까지 


아버지는 

오래오래 집에 돌아 오실 수 없었다. 

어머니가 병 들고,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 하던해에 돌아 오셨다. 


십 수년 만에,

이민가방 가득, 미국물건을 가져 오셔도

팔고 가셨던 집을 살 수는 없었다. 


서른여섯 꽃 같던 어머니는 

시름시름 시들었고 

십 수년 만에 아버지가 있는 

가족 사진을 찍었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다.



3. 울이모


울 이모는 일편단심 민들레


동서기를 사랑해서 

그가 동네를 도는 아침이면 

유똥 저고리 차려 입고 

앞 가리마 곱게 타서 

머리 종종 따 내리고 

울타리 옆에 서서 

웃고 있었다던데


평생 생활력 없고 

외도까지 심했던 이모부와 

그만 살라했더니 

천 서방 백 서방 해가야 

좋겠냐고, 울고 불고 

결국은 서방님 임종을 

지켰네. 


마실가면 그 인사는 저만 안다

흉보다가도, 전화만 오면

“네,네, 지금가요”

살짝 웃고, 쏜살같이 집으로 

달아 가시더니,


이모부 병 들어 누우니,

살아 만 있어주면 좋겠다고 

노상, 노래하다 


돌아 가시면 어쩔까, 했더니 

이젠, 생전에 찍은 비디오 테잎 

보면서, 울고 웃는게 일과. 

아직도 같이 살고 계시네. 


늙는게 무신 상관 이냐며

“자기야” 하고 부르는게 

참 좋다더니, 이제 민들레는

“자기야” 하고 못 부르니 

어쩔까. 정말 어쩔까.




4. 남편 I 


인상을 구기고 잠든 그대에게서 

어쩌자고 나는, 작아져 만 가는 

내가 보이는 것 일까 


도대체, 언제부터 

천년도, 마다하고 하루라도 

당신과 살고 싶다던 

애창곡을 잃어 버리고, 

사랑의 당신을 잃어 버리고 

나와, 또 한명의 나만 

동거 하게 된 걸까 


Most wanted 

미치게 사랑해서, 마음껏 만질 수도 

없었던 내 사랑을 찾습니다. 


찾아 주시는 분께는 

푸른 잎사귀로, 바람으로 

꽃잎같은 기쁨으로 후사 하겠습니다.



남편 II 


장인 얼굴 한번 못 본 남편이 

아버지를 꼭 닮았다고 느낀 순간, 

부성부재로 살아 온 내가, 

왜 남편을 선택 했는지 

쪽집게 정답이 나오지. 


이거야 원. 

정답 찾았다고 달라지는 거 있나 

장자 연 해서 좋아진 남편이

중년 들어 조조연 하는 이유나 연구해 볼까 


아님, 장자취향을 조조취향으로 

바꿔 보는 게 나을까 


아님, 앓느니 죽는게 나을까.



5. 아들 


우울하고, 불안하고 

불행하다는 아들에게 


힘들다는 아들에게 


살아 주어서 고맙다고 썼다. 

나도, 그 곳에 있어 봤다고 썼다. 


하나님께 널 지켜 달라고 

울고 매달리고 싶어도,

하나님과 친하지 못해서 

부탁하지 못했다고 쓰지는 못했다. 


사랑 한다고, 보고 싶다고 썼지만 

그러니, 

날 생각해서라도 힘 내라고, 

행복해 달라고는 쓸 수 없었다. 


아들아 아들아 

이제서야, 너 대신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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