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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Author
Admin
Date
2009-04-03 18:00
Views
10891
       김광수.jpg

 
                                                        
* 경남 창녕 출생

                                             *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 아메리칸대 경영대학원 수료

                                             * [워싱턴 문학] 수필 등단

                                             * [순수문학] 수필 등단

                                             * 전 워싱턴문인회 부회장

                                             * Christopher Kim'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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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향일기(2)

                                             - 1.얼음궁전 -

                                             - 1999.1.14(금) Ice Storm 







      

     어제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가느다란 비가 엊저녁께부터 추운 지표 가까이 와서는 잘디 잔 얼음조각으로 
    변하여 밤새 내렸다.

    아침에 밖에 나와 주위를 돌아 보다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동화속의 유리궁전보다 더 아름답게 온

    천지가 
얼음세상으로 변 해 있었다. 고목나무, 어린나무, 소나무, 전나무, 단풍나무... 심지어 마른 잔디 잎새 하나

    하나에까지
골고루 얼음으로 정교하게 코팅이 되어 빛을 받아 만상의 표면에서 발하는 찬란한 광채로 인하여

    이상한 나라의 얼음궁전에 초대된 것만 같았다. 하도 신기해서 잔디잎을 만져보니 땅에서 솟아난 미세한

    고드름이 되어서 톡톡 부러졌다. 무미건조한 겨울의 한 가운데서전혀 예기치 못한 곳인 집 주위에 이렇게도

    찬란한 아름다움을 펼쳐 보이는 자연의 신비가 경이로웠다.

    문제는 저녁쯤부터 시작 되었으니 가지에 붙은 얼음의 무게로 인하여 무수한 나뭇가지들이 부러져 내리거나

    거목들이 통째로 넘어져 송전선들을 끊어 놓았으니 워싱톤 교회 대부분의 주택지는 암흑의 도시로 변하고

    찬란한  얼음궁전에 들어 갈 수 없게 된 주인들로 인하여 워싱톤 일원의 숙박시설은 만원사례를 이루었다.

    온 집안을 밝혀주던 수십 개의 전등이 꺼지고 실내를 덮어 주던 히트 펌프가 작동을 중지했으니 음력 동지

    그믐께의 밤은 춥고 캄캄한 칠흑의 밤이었다. 외투를 걸치고 있어도 발끝부터 스며드는 싸늘한 냉기는 허리까지

    타고 올라왔다.

    근래 집안에서 본 적이 없던 양초는 어디서 찾으며,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잡던 문고리며 각종 손잡이는 어찌나

    생소하게 느껴지는지, 응접실과 거실을 오가며 손을 앞으로 내밀어 더듬고 다니는데도 거리를 측정하기 힘들었고 

    모서리에 있는 등받이 의자는 무릎을 부딪히기 알맞은 위치에 또 티 테이블은 정강이뼈에 상처를 내기에 이상적인

    높이가 되었다. 각종 스위치로 조종하면서 10년 넘게 살아 온 집이 얼마동안의 정전으로 이렇게 서먹하게 느껴질

    줄이야....

 

    면사무소의 인접지역이 아니면 전깃불이 없었던 올망졸망 고향동네 창녕, 불빛 하나 없는 오밤중에도 마루를 내려

    서면 섬들 위의 고무신에 간밤에 벗어 놓았던 위치에다 정확히 두 발을 끼우고 축대를 내려 안마당을 가로질러

    뒷간에 가서 오차없이 두발로 정위를 찾아 볼 일을 마치던 때, 잠결에 눈을 감고도 머리맡의 놋쇠 물그릇을 찾아

    몸을 뒤척여 이불 속에서 물을 마시던 정확성, 단순하고 아무 가진것이 없었던 그 시절에는 자연속에 묻혀서

    주위와 교감하며 일치를 이루던 삶이었던 것을 깨닫게 된다.

    미국의 수도 워싱톤 교외의 주택지역에 있는널따란 응접실, 전기가 나가버린 칠흑의 한 겨울밤에 아무것도 못하고

    어색하게 앉아 있는내 모습과 조촐했지만 모든게 정다웠던 물 흐르듯이 띄워 보낸 어린시절을 견주어 보며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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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4-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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