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혼자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산은 항상 거기 혼자 서 있습니다. 강과 산은 언제나 어디서나 그렇게 같이 있습니다. 변함없는 사물에 대한 시인의 동경은 인간에게도 이어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세속적인 희로애락의 분별없는 감정을 넘어서서 거대한 우주의 순환적인 흐름에 조용히 몸을 맡긴 채 그 속에 함께 섞여서 무심의 삶을 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산이 거기 있고 산이 있는 곳 거기 물이 있듯, 외롭다고 허둥대거나 바쁘다고 자신을 상실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늘 거기 앉아있는 산, 늘 거기서 흐르고 있는 강물은 당신의 영원한 친구가 되어줄 수 있지 않겠냐고 그는 우리에게 암시를 줍니다. 팍팍한 이민의 삶속, 우리도 산과 강이 있는 곳에 찾아갑시다. 고요하지만 깊이, 오래, 멀리 흐르는 강과 무뚝뚝하지만 의연하게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서있는 저 산의 영원성을 우리들의 삶속에 수시로 초대하며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