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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현의 평론/나무의 수사학

Author
mimi
Date
2011-06-09 05:13
Views
6911




임창현의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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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수사학   / 손택수




꽃이 피었다

도시가 나무에게

반어법을 가르친 것이다

이 도시의 이주민이 된 뒤부터

속마음을 곧이곧대로 드러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나도 곧 깨닫게 되었지만

살아있자, 악착같이 들뜬 뿌리라도 내리자

봇마음을 감추는 대신

비트는 법을 익히게 된 서른 몇 이후부터

나무는 나의 스승

그가 견딜 수 없는 건

꽃향기 따라 나비와 벌이

붕붕거린다는 것,

내성이 생긴 이파리를

벌레들이 변함없이 아사아삭

뜯어 먹는다는 것

도로변 시끄러운 가로등 곁에서 허구한 날

신경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피어나는 꽃

참을 수 없다 나무는, 알고 보면

치욕으로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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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곧이곧대로 속마음을 드러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하나 살아가며 그것이 옳았을것임으로, 그래서 얻은 스승, 나무의 잎이여 가지여 꽃이여,

그리고 뿌리여! 꽃은 나무가 도시에게 말하는 번어인가?

어쨌든 나무, 참으로 스승이구나. 시인은 모두가 잠든 밤 이파리 한 장을 통해 나무가

별과 나누는 이야기를 엿들으려 귀 쫑긋거린다. 우리가 견딜 수 없는 건 어떤 것일까.

내가 나무라고 생각하면 보이고 들린다. 산다는 것, 살아간다는 것, 인간도 더러 진실한

치욕으로 푸르다. 반성케 하는 언어, 알고 보면 시도 꽃의 반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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