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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현의 평론 /늙은 꽃-문정희

Author
mimi
Date
2010-05-06 06:34
Views
4971

 



                                                    임창현의 평론 ◈




       늙은 꽃

           -문정희 -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아는 종족의 자존심으로

꽃은 어떤 색으로 피든

필 때 다 써버린다

황홀한 이 규칙을 어긴 꽃은 아직 한 송이도 없다

피 속에 주름과 장수의 유전자가 없는

꽃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욱 오묘하다

분별 대신

향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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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오묘하다기 전 당연하다. 사람이

말하기 때문이리라. 만약 사람이 말을 하지 않았다면 꽃은 말했을것이다.

하느님이 그리 지으셨을 것이다. 그것이 신의 잠언이다. 어린 꽃도,

늙은 꽃도 필 때 다 써버리는 피, 순간의 생애, 이 꽃 나라 규칙.

꽃은 자존심으로 피고, 자존심으로 아름답고, 자존심으로 진다.

말 대신 향기라니, 어찌 늙은 꽃 따로 있으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아니다. 사람보다 꽃이겠다. 아니라면 기쁜 일, 슬픈 일 앞에

왜 사람이 그리 많이 운집해 있어도 꽃이 그 앞자리 서는가.

사람으로는 다 되지 않아서 아닌가. 더러울 줄 모르는 향기와 침묵의 손,

사람도 말 대신 향기가 났으면 좋겠다. 그 사람 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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