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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빛'을 예술이 되게 하라

Author
Admin
Date
2009-03-21 11:14
Views
9853
유월의 밤하늘과 영일만의 밤바다를 화려하고 현란한 불과 빛으로 수놓았던 불빛 축제. 어떤 방송은 20만 명에서 30만 명으로, 또 어떤 신문은 50만 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백사장을 가득 메운 수십 만의 인파와 '불'과 '빛'이 연출하는 다이나믹한 이색경을 넋을 놓고 바라보는 관객들의 표정으로 미뤄 볼 때 누가뭐래도 불빛 축제는 일단 성공했다고 평가해도 무방하리라.

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것만으로 성공이라 평가하고 만족해도 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 한 시간 동안에 쏟아부은 돈을 생각해서 그렇 수 없고, 그 거액의 돈과 그 수 많은 인파에 비해서 너무 짧게 끝나버린 감동을 생각해서 그렇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정답은 이거다. '불'과 '빛'의 놀이가 예술이 되게 해야 한다.아니 폭죽을 쏘아올리고 레이저 빔을 흔드는 불놀이와 빛놀이가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또 설령 그것이 예술이 된다한들 달라질 게 무엇이란 말인가?

첫째, 그것이 예술이 되어야 하는 이유.
그 이유는 참으로 간단하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기 때문이다. 이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족을 달아보자.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영원할 수는 없다. 아무리 아름다운 순간이라도 영원할 수는 없다.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예술이다. 그 꽃이 그 순간이 시가되고 그림이 된다면 그것은 영원할 것이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가 기원 전 이집트의 파라오와 그리스의 신을 만나는 것은 바로 예술의 형상을 통해서 아닌가.우리는 시와 소설, 회화, 조각, 건축을 통해서 파라오를 만날 수 있고 그리스의 신을 만날 수 있다. 그것이 예술의 힘이고 예술의 역할인 것이다.

둘째, 불놀이와 빛놀이가 과연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예술 작품은 그 종류를 막론하고 그것을 대하는 사람에게 예술적 경험을 자아내기 위해 의식적으로 만든 물체라고 한다. 뒤집어 말하면 예술적 경험을 자아내는 그 무엇은 예술 작품이 된다는 얘기다. 무엇이 '예술적 경험'인지를 단정하기는 간단하지 않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불빛 축제를 보기 위해 운집한 인파 가운데 화려한 폭죽의 화학적 성분을 분석하기 위해서 또는 레이저는 직진한다는 빛의 물리적 성질을 관찰하기 위해서 온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불과 빛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경험하기 위해서 불빛 축제를 찾았다. 그렇다면 불빛 축제는 예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훌륭한 예술이 될 수 있다.그렇다면 그 흔한 모든 불놀이와 빛놀이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셋째, 어떻게 하면 예술이 될 것인가.
한국의 미술가 중에 백남준 다음으로 해외에 잘 알려진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 이 우환이다. 그의 초기의 작품은 가로 또는 새로나 원형으로 무수한 점을 찍어 놓은 것이 많은데 후기의 작품은 커다란 캠버스에 달랑 점 하나를 찍어놓은 것이 많다. 또 김 창렬은 줄기차게 물방만을 그린다. 여러 개의 물방을 그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곧 떨어질 듯한 물방울 하나만 그려놓은 작품도 있다. 점 하나 찍은 작품과 물방울 하나 그려진 작품에 평론과 해설은 끝없이 이어진다. 물론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로 "모든 위대한 화가는 자기만의 미술사를 갖고 있다"는 말처럼 제 나름의 방식으로 미술사를 요약한고 그렇게 요약한 미술사의 연장선 위에 자신의 작품을 올려놓았기 때문에 평론과 비평과 해설이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예술 작품은 그 대상들 위에 유령처럼 덧붙여지는 해석들, 비평들, 이론들의 총체라고 한다. 동일한 물리적 구조를 가진 작품이라도 거기에 덧붙여지는 해석, 비평, 이론 등에 따라 작품의 평가는 달라진다. 그렇게해서 위대한 예술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환상적인 불빛 축제에 해석과 비평과 이론이 덧붙여진다면 '불과 빛'의 놀이는 예술 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아니 그것보다는 예술가의 감각과 이론에 따라 불놀이와 빛놀이가 만들어 질 때 그것은 진정한 예술 작품이 될 것이다.

허공에 쏘아올린 불과 빛은 그야말로 불꽃처럼 순식 간에 사라졌다. 그것이 예술이 될 때 긴 생명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예술로 만들 수 있는 역량있는 시인과 소설가, 화가, 예술이론가들이 우리 지역에는 많이 있다. 그들을 참여시킬 때 불빛 축제는 예술이 될 것이다. 지역 예술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한다.(불빛 축제 후에, 진 중권의 미학오디세이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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