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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좋은 한글 문체로 글을 쓰려면 / 이연행

Author
mimi
Date
2012-06-11 07:22
Views
16691

 



[왜냐면] 좋은 한글 문체로 글을 쓰려면 / 이연행

 



 

 이번 5월15일은 세종대왕(1397∼1450) 탄신 615돌이고, 올해 10월9일은 그가 한글을 반포(1446)한 지
566주년이 된다. 우리는 다시 한 번 가장 우수하고 독창적인 한국어로 세계 문학에 기여하는 작가들의 사명과 그 방법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작가란, 한글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살려서, 한국의 고유한 주제들로 독특한 세계를 구현하고,
항상 새로운 문장과 창작 기법을 개발하여 우리 문학의 새 분야를 개척하는 장인이다. 그들이 젊은 시절에는 자기가 잘 아는 자전적
인생 이야기를 많이 다루게 된다. 그 후에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쓰려고, 더욱 철저한 연구 자세로 자료 수집도 하고 증언도 들어야
한다. 작품이 하나의 연구 발표라고 생각될 정도로 심층적인 앎과 그 문제점, 그들의 감정을 독자에게 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설가 조명희는 <낙동강>을 쓰기 위해서 낙동강 하류의 경상도 지방에 가서 몇 달간
그곳의 자연과 사람을 접하면서 그 지방 사투리와 소설의 배경을 배워 왔다고 한다. 모든 사회적·역사적 주제들을 다루려면, 언제나
현장에 나가서 자세히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풍부한 작품의 자료를 수집하여 그 문제에 대한 명철한 의식을 가지고, 이를 독자에게
전하는 강력한 설득력과 표현력을 연마해야 한다. 이런 소재들을 문학작품으로 만들려면 작가의 개성적 기술과 타고난 문체의 재능에
달렸다. 문장의 여러 기교들은, 그의 입에서 저절로 나오는 타고난 문장력에 보태어, 실험과 연구를 통한 끊임없는 실습으로
이루어진다.

 

 

 프랑스 작가 피에르 드리외라로셸은 “문장은 그 사람이다”라고 단언했다. 한 작가의
문장으로 그의 인간과 역량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제강점기 우리 작가들이 비극적인 조건 속에서도 독창적이고 다양한
우리말 표현을 확립하여 현대문학을 이루어놓은 것은 당시 조선 민족의 모든 생활조건을 살아있는 대화와 묘사, 의성어와 의태어의
사용, 여러 화법의 특유한 구사 등으로 구현하여 그 시대 전체를 증언했기 때문이다. 평이하고 천편일률적인 문장이 아니라, 독자의
의식을 깨게 하고 정신을 집중시켜서 한 단어 한 문장을 열심히 읽게 하는 문단으로, 인생의 아름다움과 비극적 문제를 같이 깨닫는
의식의 자각을 유도하며, 가장 한국적인 생생한 문체로 독자들이 기쁨을 누리게 써야 한다는 진리를 그 작가들은 일찍이 실천했다.
요즈음에 흔히 보는 외국어의 번역체로 쓴 많은 작품들은 필경 한국 문학사에서 오래 남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지금도 너무 서정적인 한국 문학의 특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우리 문학어의 최대 약점인 비논리성을 고쳐서 논문 이상으로 더 논리적이고 함축적인 이지적 문장을 개발하여 모든 글을 써야 한다.
그러면 우리 작품들이 가장 우수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세계 문학을 능히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다루지 않은 새 주제들로
전혀 새로운 문장의 기교들을 개발하여 우리 시대의 한국어를 증언하는 새 문학을 열어야 한다. 또 한국 고전과 현대 문학의
걸작들을 더 많은 외국어로 번역하여 세계에 알려야 한다. 그러면 아마 장래에 우리 작가들도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될 것이다. 특히
전세계의 젊은 한국인 후세들에게 한국어와 문화 교육을 철저히 해야만, 그들이 문화적 정체성과 능란한 한국어 구사로 장차 우수한
작가와 문화인이 되어, 세종대왕의 위대한 민주적·창조적 한글 창제의 뜻을 전세계에서 실천하고, 세계 문학과 문화와 현대 과학에
기여할 것이다.

 



-이연행 재미 불문학자·미국 캘리포니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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