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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스웨덴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Author
mimi
Date
2011-10-06 07:47
Views
18146

 

   스웨덴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노벨문학상… 침묵과 심연의 시인, 서구 현대시의 새 지평 열다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노벨문학상.jpg

 


 

    2011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올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스웨덴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80)는 스웨덴에서 국민시인으로 사랑받고 있는 저명한 문인이다. 그는
1990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지금까지 건강상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으나 예술과 인생에서 빛나는 성취를 이룬 시인이라는 찬사가
따라 붙는다. 자연과 음악과 시를 사랑하는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누군가=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그는 린쇼핑, 베스테로스 등 스톡홀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방에서 심리상담사로서 사회 활동을
펼치는 한편, 20대 초반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모두 11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하지만 50여년에 걸친 시작 활동을 통해 그가
발표한 시의 총 편수는 200편이

채 안 된다. 평균 잡아 1년에 네댓 편 정도의 시를 쓴 과작(寡作)의 시인인 셈이다.
 
이러한 시작(詩作) 과정을 통해 그가 보여준 일관된 모습은 차분하고 조용하게, 결코 서두름 없이,

또 시류에 흔들림 없이,
꾸준히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고요한 깊이의 시 혹은 ‘침묵과 심연의 시’를

생산하는 것이었다. 그의 시는 50여년에 걸쳐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긴 하지만, 그 바탕에 있어서는

국내적으로 스웨덴 자연시의 토착적인 심미적 전통과의 연관 속에서, 그리고 세계
문학사적으로는

모더니즘 시의 전통과의 연관 속에서 더 잘 이해될 수 있다. 이 모더니즘 전통의 핵심에는 파운드의

‘이미지즘’이나
T S 엘리엇의 ‘몰개성의 시론(Poetics of impersonality)’ 등이 놓여 있다.


 
트란스트뢰메르는 지금까지 다수의 세계적인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중에는 독일의 페트라르카 문학상

, 보니어 시(詩)상, 노이슈타트
국제 문학상 등이 포함돼 있다. 그의 시는 지금까지 60개 언어 이상으로

번역돼 있을 만큼 세계적 명성을 누리고 있지만 아쉽게도
한국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소개돼 있지 않다.

그나마 2004년 들녘출판사에서 ‘기억이 나를 본다’라는 제목의 시선집이 발행된 게
유일하다. 당시

트란스트뢰메르와 접촉했던 들녘출판사 측은 “트란스트뢰메르가 자신의 영어판 시집에 준거해서

한국어 번역시선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해 96편의 한국어 시선집을 엮게 됐다”고 말했다.


 
◇문학세계=트란스트뢰메르의 시는 한마디로 ‘홀로 깊어 열리는 시’ 혹은 ‘심연으로 치솟기’의 시이다.

또는 ‘세상 뒤집어
보기’의 시이기도 하다. 그의 수많은 ‘눈들’이 이 세상, 아니 이 우주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그런 만큼 그의 시 한 편 한
편이 담고 있는 시적 공간은 무척이나 광대하고 무변하다. 잠과 깨어남, 꿈과 현실, 혹은 무의식과 의식 간의 경계지역 탐구가
트란스트뢰메르 시의 주요 영역이 되고 있다.


 
하지만 초기 시에서는 깨어남의 과정이 상승의 이미지로 그려지는 게 아니라 하강과 낙하의 이미지로

제시돼 있다. 시의 지배적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는 하강의 이미지 주변에는 또한 불의 이미지,

물의 이미지, 녹음(綠陰)의 이미지 등 수다한 군소 이미지들이
밀집돼 있다. 이 점만 보더라도

트란스트뢰메르는 이미지 구사의 귀재, 혹은 비유적 언어구사의 마술사임을 알 수 있다.
 
중기 작품의 특징은 세상 혹은 자연세계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깊은 사색에서 배태돼 천상과 지상과

지하를 넘나드는, 혹은
시공(時空)을 초월하는 자유분방한 상상력의 시라는 점이다. 이럴 때 그의 시의

자유분방함은 기독교 신비주의 차원과 긴밀히
연관된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한때 그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말하자면 그의 시는 종교적 경사가 심해 반대로

정치사회적 맥락이 거세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눈앞의 정치현실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핵심이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비판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자기
나름의 길을 꿋꿋이 걸어왔으며, ‘침묵과 심연의

시’의 흐름을 주도했다.
 
그의 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의 정치사회적 발언을 시적으로 전혀 내비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그는 정치적으로 급진도 반동도
아닌 제3의 길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의 전반적인 중용의

인생관, 혹은 ‘침묵과 깊이의 인생관’에 맥이 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100%’라는 표현을

극단적으로 혐오한다. 진실은 100%와 0% 사이의 어느 지점에 신비롭게 숨어 있으며, 그
신비스런

진리의 길을 올곧게 따라가는 것이 ‘똑바로 선 인생’의 길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유로워지기 위해 세상의

신비의 책을
읽고 또 읽어야 하며, 한 목표지점에 도달한 순간 또 다른 길이 ‘힘들게’ 열린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이러한 시의 특성 때문에 스웨덴에서 그는 ‘말똥가리 시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의 시는

말똥가리처럼 세상을 높은
지점에서 일종의 신비주의적 차원에서 바라보되, 지상 자연세계의 자질구레한

세목들에 날카로운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꼼꼼한
거시주의’ 혹은 ‘거시적 미시주의’가 특징적인 시적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순간에 대한 강렬한 집중을 통해 신비와 경이의 시적
공간을 구축하면서 우리들의

비루한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그의 시는 심연으로 치솟기, 혹은 홀로 깊어 열리는 깊은 맛을

선사한다.

 
문학평론가인 김성곤 서울대 영문과 교수는 트란스트뢰메르에 대해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자연환경에

대한 깊은 성찰과 명상을 통해
삶의 본질을 통찰함으로써 서구 현대시의 새로운 길을 열어젖힌 시인”

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정치적 다툼의 지역보다는 북극의
얼음이 해빙하는 곳, 또는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화해와 포용의 지역으로 독자들을 데리고 간다”고 평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트란스트뢰메르가

보는 이 세상은 ‘미완의 천국’이다”라면서 “낙원을 만드는 것은 결국 시인과 독자들, 자연과 문명, 그리고

모든
이분법적 대립구조 사이의 화해와 조화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정철훈 선임기자 chjung@kmib.co.kr


【국민일보기사전송 2011-10-06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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