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째 이어지는 혹독한 경기 침체 속에서도 한인사회의 온정은 살아있었다.
조지 메이슨 대학 입학 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등록이 위태롭게 된 한 여학생이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지 한 달여 만에 한인들은 1만8,000달러의 등록금을 모아 사리질 뻔 했던 그녀의 꿈을 다시 소생시켰다.
원정 양의 어머니 이경순씨가 본보를 찾아와 인터뷰한 기사가 지난 8월말 나가고 나서 전화는 꼬리를 물었다. “원정이네 가족처럼 우리도 신분 문제로 무척 고생했다. 그 고통을 잘 안다. 부디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주었으면 좋겠다.”
전화를 걸어온 한인들의 마음은 한결 같았다. 액수의 크고 적음에 상관없이 최원정 양 가족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후원자 가운데는 50달러를 들고 봉사단체 예진회를 직접 찾아온 할머니도 있었고 노인연합회, 한인봉사센터, 남부메릴랜드한인회, 워싱턴베트남참전전우회 등 한인단체들의 참여도 있었다.
영주권 신청 중 문제가 발생해 유학생 신분으로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등록금이 비쌀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이를 먼저 해결하려는 노력을 펼치는 이들도 있었다. 특히 노영찬 교수(조지메이슨대 종교학), 마이클 권 북버지니아한인회 한미교류위원장 등은 대학 당국자들과 접촉해 원정 양이 의사의 꿈을 이룰 때까지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안을 적극 타진하기도 했다.
원정이의 딱한 상황을 처음 접했던 예진회의 박춘선 회장은 지난 2일 기금 모금 바자도 열었다. 그런데 이날 애난데일의 유에스 원 정육점 주차장에 펼쳐놓은 장터에서는 봉사자들을 놀라게 할 만한 뜻밖의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바자를 찾은 모 한인 비영리단체 관계자가 5,000달러를 원정이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선뜻 약속한 것.
박 회장은 “우리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다”며“이번 모금 캠페인은 원정이네가 가장 가난해서가 아니라 힘들수록 더욱 나누고 도와야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차원으로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정 양의 어머니 이경순씨도 “처음에는 상황이 너무 절망적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줄지 몰랐다”며 “반드시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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