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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추천 수필 - 천둥이 우는 소리/유양희

Author
문학
Date
2017-10-04 20:55
Views
1328


천둥이 우는 소리



                                                                                                                                                    



           유양희



 



     신혼여행을 나이아가라 폭포로 갔다. 맨 처음 미국 여행이기도 했다. 신혼여행을 시어머니, 시누이 부부, 한국에서 오신 형부까지 동행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 특이한 여행이었다
. 그런데
 모든 것이 낯설었던 그때는 가족이 한 차로 가는
여행이 오히려 오붓하고 즐거웠다
.
시월의 맑은 가을날
, 차 안에는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시누이 남편은 운전하고 옆에 앉은 시누이는 지도를 봐가며 찾아가는 여행이 신기했다. 지도 한
장만으로 그 먼 곳을 찾아가는 시누이 부부가 개척자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길을 잘못 들기라도 하면 어떡하나 하는 조바심도
일었다. 시간여를 차로 달려가서 마주한 나이아가라 폭포는 그야말로 하늘에서 지상으로 쏟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엄청난 폭포
소리는
 전율을 느끼게 했다.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여행객들은
모두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에 푸른 비닐로 된 비옷을 입은 후, 배를 타고 폭포 가까이 휘돌아오는 물안개 속에서 자연의 신비 속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몇 년 후에 한국에서
 친정어머니가 오셨다. 나는 다시 여행사를 통한 관광버스 편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시켜드리게 되었다. 뉴욕의 야경, 자유의 여신상 유람선,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전망대,
브로드웨이,
 워싱턴광장, 월스트리트 등을 두루 거쳐 나이아가라 폭포에 도착했다. 어머니도 지난번의 나처럼 그 장엄한 폭포를 보시면서 감동해서 한동안 말을



잊으셨다. 25 년이 지난 지금도 어머니는 그때 나와 함께 구경하셨던 곳들을 어제 일처럼 기억하시며 두고두고 이야기하신다. 미국에서 살게 된 지도
거의
30년이 되어간다. 세월의
 권력은 절대적인 것이어서 아무도 거스를 수 없으니, 때로 생의 덧없음을 느낀다. 아들보다 며느리를 더 사랑하셨던 시어머니도, 남편도 세상을 떠났다. 전에 있던 것을 없게도 하고, 이전에 없던 것을 있게도
하는 시간이야말로 인류역사의 주체가 아닐까
……



 



     이번에는 딸과 함께 우연히 다시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
갈 기회가 생겼다
. 노래를
 잘하는 딸이 이곳 워싱턴 지역 한인 축제 때 가요경연대회에 참가해서 우승했는데, 상품으로 나이아가라 폭포
여행 티켓을 탄 것이다
. 세 번째 가는 나이아가라 폭포여서 그런지 이번에야 비로소 제대로 다녀온 것
 같다. 2 3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미국과 캐나다 양쪽에서 다 구경할 수 있어서
감회가 더 깊었다
. 관광버스가 캐나다 국경을 넘어가는 과정은 여권만 보여주면 통과되는 아주 간단한 절차였다. 모녀가
헬기를 타고 창공에서 미국과 캐나다 양쪽의 나이아가라 폭포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여행의 참 멋을 한껏 누렸다. 지상을 내려다보며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 변화무쌍한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류와 생태계의 기원은 언제부터 비롯되었을까. 
순간이나마



여행은 이런 근원적인 것을 생각해보게도 한다. 우주의 모든 생성과정이 우연 발생적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질서정연한 원리와 어떤 불가시적인 절대불변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음을 깨달으며 내 존재의 필연성과
사소함을 동시에 느끼게도 한다
. 




     처음부터 나이아가라 폭포의 형태가 지금 같았을까? 아니면 어떤 변화과정을 거쳤을까.
궁금해서 여행을
 다녀 온 후 자료조사를 해봤다. 뜻밖에도 나이아가라 폭포는 지구의 나이가 젊었던 지질연대 초기에 거대한 얼음장이 녹으면서
이 폭포가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5만 년 전에 그 거대한 얼음이 밀려나면서 그
밑에 있던
 땅덩어리가 융기하면서 나이아가라 폭포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생겼다
. 그리고, 녹아
내린
 얼음물은 거대한 호수를 만들어서 오늘날의 이리
호와
 호수 주변의 저지대를 이뤘다 한다. 폭포는 원래 현재 위치에서 북쪽으로 7마일 떨어진 지금의 루이스톤(Lewiston) 형성됐었다
. 그러나 침식작용으로 인해 오늘날 폭포는 캐나다와 미국의 37마일 국경선으로 양분되는 나이아가라 강 가운데에 있게 되었다고 한다.



 



     폭포를 구경하기 위해 건너간 캐나다는 나이아가라 강
바로 건너편의 관광지여서 그런지 미국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고
, 맑고 깨끗하고 조용했다. 과거에 프랑스와 영국의 식민지여서 인지 영어와 프랑스어가 공용어이다. 듣던 대로
 캐나다 쪽의 폭포가 훨씬 더 장관이었다. 밤에는 폭포 근처에서 불꽃놀이가 환상적이었고, 이른 아침 나이아가라 강 변을 따라 산책하는 기분이 딴 세상에 온 듯
모든 것이 새롭고 상쾌했다
.
면세점에 들러 선물을 샀는데 캐나다 금액으로는
$56.
30이고 미국 달러로는 $43.31이었다. 환율이 1:1.30인 셈이다. 



     초여름의 맑은 날씨, 우리 모녀 이외에 한국에서 온 열두 명의 단출한 일행, 그리고 여행사 직원의 친절한 안내로 참 유쾌한 여행이었다. 여행도 어느 시기에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따라 같은 장소라도
 즐거운 정도가 다른 것 같다. 지금도 눈 감으면 나이아가라 폭포가 환하게 보이는 



듯하고, 한여름의 소낙비 소리처럼
아득히 멀리서 폭포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 나이아가라 폭포는 천둥이
우는
 소리라는 뜻이라더니 과연 걸맞은 이름이다.    06/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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