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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추천 수필- 아들을 위한 기도/우주영

Author
문학
Date
2017-04-01 23:35
Views
1239

    아들을 위한
기도


                                                          
  우주영



  "아들! 저지 (jersey) 챙겼어? 물병은? 빨리 장비 점검하고 차고로 내려와라. 엄마가
차 시동 걸고 있을게
." 아들이 아이스하키 경기가 있는 일요일 아침이면 7시부터 우리 집은 이렇듯 분주하다. 토스터에서 이미 구워 딱딱해진 베이글을 입에 물고 아들은
허둥지둥 자기 몸체만 한 하키가방을 메고 계단을 내려오기 바쁘다
. 하키맘으로서 어느덧 8년의 세월이 흘렀다. 우리 가족에게 주말은 빙상경기장 안의 선수들 땀 냄새가 범벅된 쾌쾌한
공기 속에서 보내는 것이 다반사다
. 이제 그만둬야지 하면서도 끊지 못하는 마약과 같은 아이스 위의 스피드마력에서
아들을 도무지 빼내 올 수가 없었다
. 비록 하키맘이 힘들지만, 이곳
미국에서는 공부와 함께 운동도 열심히 해야 친구들을 폭넓게 사귈 수 있다
. 특히 남자아이들에게는 청소년기에
나쁜 곳에 빠지지 않고 건전한 운동에 몰두하게 하려는 부모들의 전략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 그리고
운동은 이민자인 아들이 이곳 현지 아이들과 빠르게 친구가 될 수 있는 좋은 방법의 하나며 또한
, 남자들은
운동을 통하여 사회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

   덩치가 큰
백인 아이들에 비해 몸짓이 작은 아들은 다른 인종이라는 이유로 상대 팀에게 보디체크
(body check)
많이 당한다
. 경기 중에 서로 몸싸움이 붙을 때면 상대 팀에서 아시안을 비하하는 말까지 나올 때가 많아 관중석에서
바라보는 엄마로서
3판 경기 내내 마음을 한시도 놓을 수가 없다. 아들은
몸집은 작지만
, 다행히 날쌔서 빠른 스피드로 골로 이어지는 때가 많다. 아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득점은 커녕 실수가 많은 날이면 미안한 마음에 같은 팀 부모들과 인사도 못 하고 죄지은 사람처럼 먼저 경기장을
나와 버리고 만다
.

  토너먼트 때나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면 나는 경기장 안에서 조용히 그러나 간절히 마음속으로 기도를 드린다
. 이민자로서 이곳에
이방인인 우리 아들이 팀을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게 힘을 주시고 골 넣는 기회가 오면 실수 없이 득점하게 해주셔서 코치와 팀에게 기쁨을 주는
선수가 되게 해달라고
...... 그래서 한국인을 얕잡아 보지 않게 이방인의 얼굴 좀 살려달라고 가슴을 졸이며
하나님에게 어린아이같이 매달린다
. 나의 이민 1세대는 이럭저럭 끝날지라도
1.5
세대와 2세대 우리 아이들은 이곳에서 잘 버티어 협력하여 이곳 아이들과 잘
살아나가야 한다
. 득점기회가 있어도 내 욕심을 채우지 말고 내가 스타가 되려 하지 말고 동료 선수에게 먼저
기회를 줘서 그 동료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사람도 되어야 한다고 아들에게 누누이 말하곤 한다
. 지금 고등학교 12학년인 아들이 마지막까지 아이스하키팀에서 최선을 다해 한국인의 좋은 이미지를
빙상에서 아름답게 장식해 주길 이곳 미국땅에서 한국인인 엄마로서 오늘도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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