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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추천 수필 - 쌍둥이의 세계/김레지나

Author
문학
Date
2017-03-04 09:00
Views
1338


쌍둥이의 세계



                                                                          김레지나



친구의 손자/손녀인 쌍둥이의 돌잔치에 초대를 받고 생일 카드를 준비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카드를 한 장 집어 들었다
. 처음엔 무심코 카드 한 장에 둘의 이름을 쓸 생각이었으나 쌍둥이 엄마로서의 경험상
개인별로 준비해야 된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카드를 따로따로 준비하였다
. 참석한 돌잔치에서 첫 생일을 맞은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운 쌍둥이를 보면서 자연스레 이젠 서른 살이 된 나의 쌍둥이 아들의 유년을 돌아보게 되었다
.



나의 쌍둥이 출산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임신 9개월이 되어서야
쌍둥이란 걸 알게 되었고 쌍둥이는 조기 분만이 대부분인데도 난 예정일을 하루 넘기고 나서 정상분만을 했다
. 미국인 남편의고추다!.”그리고 5분 후에 또 고추다!”라는 경의에 찬 외침과 함께
8
파운드의 쌍이와  7.5파운드의 둥이가 우리에게 왔던 것이다.



의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요즈음엔
다둥이의 모습이 흔한 광경이지만
30년 전에는
쌍둥이 유모차를 밀고 나가면 사람들의 시선이 줄곧 우리를 따라다녔다
. 나도 여느 쌍둥이의 부모처럼 어릴 적엔
쌍둥이라는 특성 때문에 뚜렷한 개성이 있는 두 명의 아이인데도 이를 무시하고 한 아이로 뭉쳐 키웠던 것 같다
. 같은 색의 옷과 신발, 같은 머리형, 같은 과외활동에
참여케 하였다
. 이런 이유때문인지 지금도 난 뭘 사든 간에 두 개씩 사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일란성 쌍둥이기에 흥미나 성격이 비슷한 이유이기도 했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두아이에게 똑같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에만
급급하여 아이들의 의견이나 개성을 고려하기보다는 한 아이를 선호하지 않고 공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



쌍둥이의 유전론과 환경론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들이 끊임없이 보고 되고 있는 가운데 내 나름대로 지켜본 두 아이의 어릴 적 생활 습관 속에서 몇 가지를 찾아내 본다
.



그 중 하나는 둘만의 세계에서도
위계질서가 있다는 것이다
. 흥미로운 것은
리더의 역할이 몇 달 단위로 자연스럽게 바뀌는 것이다
. 이런 자연스런 교체에 한동안 혼돈이 온 적이 있었는데
이는 아르바이트를 하여 돈이 생긴 아이가 자기 차례가 아닌데도 리더 역할을 한동안 계속한 적이 있었고 그 원천은 바로 돈의 힘이었다
.



 더욱 특이한 사실은 그들사이에 둘만의 언어가 생성되는 것이다.
단어보다는 표정과 몸짓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으며 부모가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도 아니고 한국말도 아닌 단어를
둘만이 공유하는 것이다
. ‘파마트먼트아파트이고 (two)대변
뜻한다는 걸 알아차리는 데는 꽤 긴 시간이 걸렸다
.



또한 어릴 적 사진 속의 본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대부분 상대방을 자신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지만
, 상대방의 얼굴 속에서 자신을 보기 때문인가 싶다.



이제 와 새삼 돌이켜보면 어릴
적부터 쌍둥이의 틀에 가두지 않고 하나의 개인으로 키웠다면 둘의 의식구조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둘이서 친구나 과외활동, 취미생활 등을 모두 공유하였기에 두 아이를 개별적으로 다루기보다는 하나로 생각했었다. 대학을
각자 다른 곳으로 간 후 둘의 생활반경이나 친구들이 달라지자 각자의 개성이 더욱 뚜렷해졌고 둘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도 바뀌게 되었다
.
그제야 쌍둥이 아들을 키운다기보다는 그냥 2명의 아들 형제를 키우는 부모가 되어갔고
따로따로의 성격과 취향을 인정하게 되었다
.



오늘 돌잔치를 한 아이들은 이란성
쌍둥이여서 같은 색의 옷을 입힐 우려는 없겠지만 어릴 적부터 각자의 개성을 길러주었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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