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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시문학회 추천시- 미역튀김/이정자, 바지락 칼국수/나은해

Author
mimi
Date
2016-10-10 00:30
Views
1357

미역튀김

 

이정자

 

 

아침 식탁에 앉아

바삭하게 튀겨진 미역 줄기 무심히 집어 드는데

귓가에 출렁 파도가 일렁인다

어느 바다에서 태어나

푸르디푸른 꿈으로 너울거렸을

 

먼 길 돌고 돌며

짐짝으로 밟히고 던져졌다가

내 식탁에 오른

너의 마지막 여정

펄펄 끓는 기름 속에서

찌그러졌던 몸 드디어 활짝 폈구나

 

숭숭 뚫린 구멍이 네가 내어 준 물결의

길이었다니

 

나를 허물면 훤해 질

그 길

낡은 문고리에 녹슨 빗장을 걸고

오늘도 길 찾아 부유하는

일그러진 나의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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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칼국수

 

나은해

 

 

 

때때로 물길을 터 길을 내는 제부도엔*

바지락이 흔해요

살래살래 소금 한 소끔 넣고 흔들어

소쿠리에 말끔히 건져 놓아요

보글보글 연인들 수다처럼

물이 끓어 오르면

손반죽해서 썩썩 썰어놓은 국시

넣기 전 새초롬한 애호박을 넣어 주어야 해요

마늘과 파 소금 살살 달래서 넣고 나면

아 바다사내의 따뜻한 품속 같은

바지락 칼국수의 위로가 시작되지요

 

 

 

*제부도: 경기도 화성시의 섬으로

하루 두 번 썰물 때 길이 열리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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