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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추천 수필- 밤손님/이재훈

Author
문학
Date
2016-08-07 05:21
Views
1418

밤손님 

 

                                                                                                                                         이재훈  

 

  하지가 지나고 더워지기 시작하면 지 않고 우리 집에 찾아오는 밤손님이 있다. 땅거미가 잔디밭에 서서히 내리고 별들이 인사를 할 때면 불을 켜고 날라 다니는 반디를 밤손님이라고 부른다. 밤손님을 통상 밤에 남의 물건을 훔치러오는 도둑으로 말하지만 우리 집에 찾아오는 손님은 그냥 빈손으로 오질 않고 등불을 들고 정원에 와서 우리 집에 기쁨을 주는 손님이다. 반딧불이가 뜰에 나타나면 손자들은 하던 장난이나 공부를 멈추고 유리창에 머리를 대고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넋을 놓은 채 그들의 군무를 바라본다. 셀 수도 없이 수많은 반딧불이가 독립기념일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펼진. 3-4초 마다 반짝 반짝 빛을 내면서 잔디밭이 좁다고 휘젓고 아래 위 동서남북으로 날아다닌다. 그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가급적이면 외등이나 방안의 등도 모두 끈다. 나도 손자들과 같이 창밖에서 벌어지는 황홀한 광경을 보노라면 마음은 어느덧 지구를 반 바퀴 돌아 탯줄을 묻고 동심을 키웠던 고향으로 돌아가 있다. 

  고향의 집 앞에는 텃밭과 넓은 바깥마당이 있어 반딧불이가 나오 동네 아이들이 다 모여서 초여름의 방문객을 개구리의 합창에 맞추어 이리 저리 뛰어다니면서 서로 잡아 보려고 모기에 물리는 것도 몰랐다. 그들의 반짝이는 형광 빛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별들 벗으로 삼아 모깃불에 모기를 쫒으며 이 저무는 것도 잊는다. 가난하여 등불을 구할 수가 없어 여름밤에 이 반디불이를 잡아 봉지에 넣어 공부했다 하여 형설지공의 고사숙어도 있지만 지금까지도 신비의 곤충으로 여긴다. 

   반딧불이는 듣기 거북하게 개똥벌레라고도 부르지만 개똥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딱정벌레의 일종이며 성장주기는 다른 곤충과 비슷하. 여름에 반디불이는 성충으로 몇 주 동안만  살다가 알을 낳고 죽는다. 그 후 알은 나무껍질이나 땅에서 지내다가 애벌레가 되고 번데기로 변한다. 봄에서 초여름까지 번데기로 자라다가 6월 중순이 되면 탈바꿈을 하여 세상에 나온다. 다른 곤충에 비해 천적이 별로 없다고 한다. 겨우 2-3주 동안 살다가 죽는 곤충을 일 년 내내 기다릴 수 없는 것도 그렇고 밤에 꽁지에 불을 켜고 다니는 벌레를 누가 감히 잡으려고 노력을 할까. 

  빛이 있으면 열이 있게 마련인데 열이 없는 형광의 빛을 발사하는 이 곤충은 정말로 신비의 대상이다. 열이 없는 형광의 원인을 알아냈지만 자연의 경이로움을 다시 확인한다. 밤에 반딧불을 보는 것은 신비하고 아름답지만 그들에게는 생존에 관한 일이다. 밤에 불을 밝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첫째는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경고의 수단이다. 둘째는 종족보호의 수단으로 짝을 찾기 위하여 빛을 발사한다. 정해진 깜박거리는 신호로 서로 수컷과 암컷이 짝짓기 연애편지를 쓴다고 한다. 주로 청정지역에서만 자랄 수 있고 살충제나 제초제를 사용하는 곳에서는 살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 정원에 유난히 많이 반디가 몰려드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어려서부터 농사일을 눈으로 보아왔고 정원 일을 좋아해서 집의 잔디밭, 정원, 텃밭에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그래서 잔디밭이나 정원에 있는 잡초도 손으로 뽑고 되도록 유기농 방법으로 가꾸며 가급적 화공약품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정원의 화초나 텃밭의 채소는 주인의 발걸음의 소리를 거름으로 삼아서 자란다고 한다. 

 밤손님에게 대접할 일은 지금까지 하던 그대로 그들의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유기농 방법으로 정원을 가꾸는 것이다. 누구나 즐거움과 행복을 얻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은 기간이지만 밤손님이 밤마다 펼치는 빛의 군무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고향생각 이외에, 자연의 신비, 형광의 화려함, 동물 세계의 끈임 없는 주기, 종족번식 본능, 이런 저런 생각으로 나를 잊고 만다. 그렇지만 모든 게 때가 있다는 것도 배운다. 다섯 살 된 손녀가 옆에 와서 같이 창밖을 보다가 슬며시 내 팔을 잡아 당긴다. 밤손님도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됐으니 우리도 이젠 잠을 자러 가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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