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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워싱턴문학 신인문학상 시부문 - 장수진
Author
문학
Date
2017-07-10 21:32
Views
5786
겨울나비/장수진
홑겹의 날개로도
제 몸 하나 날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샛강 건너 들길 따라
산허리 너머 연안의 시클라멘을 찾아서
나리는 눈발 한 자락에
그예 더듬이가 서걱거려
털썩, 올리브산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오후 두 시의 햇살을 기다린다
녹아든 눈송이
허공에 털어버리고
오그라 붙은 촉수를 펼치면
다시 제 갈 길을 가고 싶어
차가운 숨 가누어 녹일세라
날개 접어 안으로,
안으로 동글리는 철 잃은 겨울 나비
*시클라멘: 지중해 연안에 자라나는 겨울에 피는 꽃
*올리브산: 감람산, 예수님의 십자가가 서 있던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