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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워싱턴문학상 시부문 장려상

Author
mimi
Date
2012-12-05 21:16
Views
11024

 



제18회 워싱턴문학상 시부문 장려상



박명엽씨 [4대 강의 슬픔]

나린아씨 [ 가족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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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강의 슬픔  /박명엽

 



어머니 젖줄이 상처받고

생태계가 울부짖는다

삼천리강산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그 옛날의 적벽 시인이다

 

가슴 깊이 뜨거운 정기 흘러

강가의 늪에 이르러

한 많은 삶 풀어내고

기쁨도 슬픔도 함께 했었지

 

성형수술은 싫어요

치매에 시달려야 해요

곰보딱지 얼굴이면 어때요

오 천 년 잘 지나왔잖아요

 

강은 말이 없다

강물은 가슴에 지진 난 것처럼

날마다 몸살 앓다가 피 토하며 허덕거린다

이제 갈 곳 잃어 상처받은

흙의 눈물은 누가 닦아주려나

 

영혼 잃은 중생처럼

멍든 가슴 치며 슬퍼하는

저 가여운 강물의 통곡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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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 /나린아



1. 어머니


하르르 꽃 이파리 떨어 지며는

가슴속에 그리움 하나가

삐죽이 일어 납니다.


달 밝은 날

잠자리가 서운해서 나가 보며는

달 보며 울고 계셨던 울 어머니


어머니 처럼 살지 않겠다고

내가 우는 대신, 아희들을

울리며 살고보니, 역시 어머니가 옳으셨어요. 


눈물,눈물 많이도 뿌리시고 사셔도,

오며가는 사람들.

어려운 사람들만 보면 먹이시더니,

지금은 어디서 밥 짓고 계신지요


어머니

세상에 좋은 것. 별별것 다 많아도

어머니 눈물 만한 약이 없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이제서야, 어머니께 드리고 싶은 것이

참 많아졌는데요

어디로 보내 드릴까요

어디로 보내면 어머니 웃는 모습을

뵐까요.




2. 아버지


잘 나가던 직장을

하루아침에 때려 치우고
잘 나가던 월남경기가

사그러 들때 쯤

월남 바람 든 아버지가

세번의 사기를 당하고

그여이 월남으로 떠나셨다.


합창연습 갔다가, 돌아온

둘째언니는 벌써 가셨냐고

울었고,

여섯 살 어린 나는, 작은 점이 찍힌

하얀 깔까리 원피스를 입고

공항에 나가서 손은 흔들었다.


일주일에 한번

큰 언니가 지우개 들고 고쳐 주는대로

편지를 쓰고,

일년에 한번은

허바허바 사장에 가서

가족 사진을 찍어 보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편지 쓰기가 싫어진 나는,

천일야화 얘기를 써 보내면서 견뎠다

아버지가 천일야화는

이제 됐다고 하실 때까지


아버지는

오래오래 집에 돌아 오실 수 없었다.

어머니가 병 들고,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 하던해에 돌아 오셨다.


십 수년 만에,

이민가방 가득, 미국물건을 가져 오셔도

팔고 가셨던 집을 살 수는 없었다. 


서른여섯 꽃 같던 어머니는

시름시름 시들었고

십 수년 만에 아버지가 있는

가족 사진을 찍었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다.



3. 울이모


울 이모는 일편단심 민들레


동서기를 사랑해서

그가 동네를 도는 아침이면

유똥 저고리 차려 입고

앞 가리마 곱게 타서

머리 종종 따 내리고

울타리 옆에 서서

웃고 있었다던데


평생 생활력 없고

외도까지 심했던 이모부와

그만 살라했더니

천 서방 백 서방 해가야

좋겠냐고, 울고 불고

결국은 서방님 임종을

지켰네.


마실가면 그 인사는 저만 안다

흉보다가도, 전화만 오면

“네,네, 지금가요”

살짝 웃고, 쏜살같이 집으로

달아 가시더니,


이모부 병 들어 누우니,

살아 만 있어주면 좋겠다고

노상, 노래하다


돌아 가시면 어쩔까, 했더니

이젠, 생전에 찍은 비디오 테잎

보면서, 울고 웃는게 일과.

아직도 같이 살고 계시네.


늙는게 무신 상관 이냐며
“자기야” 하고 부르는게

참 좋다더니, 이제 민들레는

“자기야” 하고 못 부르니

어쩔까. 정말 어쩔까.




4. 남편 I


인상을 구기고 잠든 그대에게서

어쩌자고 나는, 작아져 만 가는

내가 보이는 것 일까


도대체, 언제부터

천년도, 마다하고 하루라도

당신과 살고 싶다던

애창곡을 잃어 버리고,

사랑의 당신을 잃어 버리고

나와, 또 한명의 나만

동거 하게 된 걸까


Most wanted

미치게 사랑해서, 마음껏 만질 수도

없었던 내 사랑을 찾습니다.


찾아 주시는 분께는

푸른 잎사귀로, 바람으로

꽃잎같은 기쁨으로 후사 하겠습니다.



남편 II


장인 얼굴 한번 못 본 남편이

아버지를 꼭 닮았다고 느낀 순간,

부성부재로 살아 온 내가,

왜 남편을 선택 했는지

쪽집게 정답이 나오지.


이거야 원.

정답 찾았다고 달라지는 거 있나

장자 연 해서 좋아진 남편이
중년 들어 조조연 하는 이유나 연구해 볼까 


아님, 장자취향을 조조취향으로

바꿔 보는 게 나을까 


아님, 앓느니 죽는게 나을까.



5. 아들


우울하고, 불안하고

불행하다는 아들에게


힘들다는 아들에게


살아 주어서 고맙다고 썼다.

나도, 그 곳에 있어 봤다고 썼다.


하나님께 널 지켜 달라고

울고 매달리고 싶어도,

하나님과 친하지 못해서

부탁하지 못했다고 쓰지는 못했다.


사랑 한다고, 보고 싶다고 썼지만

그러니,

날 생각해서라도 힘 내라고,

행복해 달라고는 쓸 수 없었다.


아들아 아들아

이제서야, 너 대신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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