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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는 그렇게 내린다

Author
mimi
Date
2011-03-28 05:32
Views
18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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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는 그렇게 내린다

 

 

             이승희 

 

 

 

 

 
끝은 굳이 내 몸에 저의 생을 기록하고 싶어 했다. 그 저녁의 바깥에서 내가 개처럼 나를 핥는 동안에도 날 버린 마음들 환하게
불빛으로 켜지고, 마음 없는 몸은 창백하게 앉아 뼈를 깎는다. 칼이 혀끝을 부드러운 적막처럼 지나고 눈썹 위에서 새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붉은 불빛들이 구슬처럼 흘러 천국의 불빛처럼 반짝이고. 날 버린 마음들도 황홀했다. 봄비를 맞으며 비로소 내 몸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먼지 같은 시간들이 뭉쳐지는 저녁, 죽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저녁은 저녁의 얼굴로 나를
돌아본다. 어둠이 흰옷을 갈아입고 이제 비로소 절망한다. 발 딛고 서 있는 모든 것들에게 안녕을, 봄비는 그렇게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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