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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꽃을 지우기 위해

Author
mimi
Date
2011-02-25 22:14
Views
12240

           꽃0.jpg





                                                       너라는 꽃을 지우기 위해  /배영옥




  언젠가 목구멍 저 깊은 곳에 숨어있는 성대를

  내시경 화면으로 본 적이 있다

  어두컴컴한 목구멍 안쪽에서 소리가 되어 나오려고

  파르르 떨고 있는 성대는

  아주 작고 연약한 꽃잎이었다

 

  내 손으로

  눈 닫아걸고 귀 닫아걸고 입 닫아걸고 십년이 지났지만

  너는 아직 내 안에 있었다

  질문 없는 대답처럼

  너는 꽃이 되어 있었다

 

  너라는 꽃을 지우기 위해

  나는 얼마나 긴 침묵과 싸워야했던가

  스스로 씹어 삼킨 가시는

  또 얼마나 깊이 폐부를 찔러댔던가

 

  고통의 축제는 끝이 없고

  나는 얼마나 더 붉은 입술을 깨물어야하는지

  또 얼마나 오래 숨죽여야하는지

 

  목구멍에 핀 저 꽃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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