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문학자료실

워싱턴 문학

오늘의 시

평론과 해설

문학 강좌

세계의 명시

우리말 바루지기

워싱턴 문학 신인문학상 당선작

몸속의 사원

Author
mimi
Date
2010-12-02 13:58
Views
13732

1089721077029_1510.jpg

                                                                        -Dinh Quan-


 
    몸속의 사원

 


 

  당신과의 인연이 깊이를 알 수 없는 늪이 된 후

  내 몸속에 사원이 생겼습니다

  사원의 누각에 걸린 鐘에는 당신의 형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내가 바느질하듯 다정으로 새긴 형상입니다

  아직 아무에게도 누설하지 않았습니다

  생이 비루하게 느껴지는 날이면 한동안 버려두었던

  종 채를 찾아 누각에 올라갑니다

  당신의 음성이 종소리 되어 울려 퍼져 나간 자리마다

  우묵한 우물이 파였습니다

  우물이 찰박찰박 깊어질 때

  벌레와 몸을 기댄 풀잎이 고요를 젖히며 일어납니다

  당신이 사원을 나와 천천히 뒤편의 숲으로 들어가

  바위에 엎드려 태아처럼 웅크립니다

  (바위가 굳어버린 자궁인 줄 당신은 분명 아는 듯합니다)

  그런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내 몸은 신열이 올라

  우물을 퍼 올려 마른 정수리에 끼얹습니다

  당신이 내 태아인 듯 양수가 부풀어 오르는 소리를 듣습니다

  영겁의 인연이라면 어느 전생에서는 내가 당신의

  여식이거나 남편이기도 했을 겁니다

  다가올 어느 사후에는 당신이 내 자식이기도 할 겁니다

  그 사원은 내 자궁 안에 있습니다

  사원과 몸을 바꾼 바람이 알려준 비밀입니다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