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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亂打

Author
mimi
Date
2010-09-10 21:20
Views
12787



제주난타전용관
 

난타(亂打 



  불 꺼진 창가를 서성이며 내 마음도 어둡게 젖어들던,

  물 먹은 솜 같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의 모든 물체들이 울림통이 있다는 것을 깨닫던 나이에

  조그만 반응에도 진동이 오던 내 안에도 악기가 있음을 알았다

  하늘에서 울리던 징소리의 파장이 날 푸르던 밤

  의성어는 소리의 번역이라고, 혀 꼬부라진 소리에 젖어 떨었다

  내가 전하는 말을 오역해버리는 닫힌 문 앞에서

  막힌 소통의 두드림은 끝내 무언가를 토해내는 속 쓰림이었다

  튕겨내는 소리가 모여 하모니를 이루는 격렬함이, 지휘자의

  등 뒤로 쏟아지는 박수 소리와 합쳐져서 큰 어울림으로 흔들렸다

  힘줄이 굵어지는 두드림에 떨어져 내린 것들이 부유하는,

  그 틈새로 발정 난 고양이가 아기를 물고 도망친다

  감성은 어느 부분을 튕기느냐에 따라 신나거나 우울해지는지

  알 것 같은 지금도, 가득 찬 통 위로 떨어지는 한 방울이 아프다

  모든 물체가 고요해지던 아침이 쓸쓸해서 화하던 상처였다고

  엽서를 보냈었다 하지만 두드리다 수취인불명으로 돌아온 텅 빈 객석을 바라보다

  두드림에 찌그러진 통을 걷어차며 세상의 비명을 들은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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