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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바그다드

Author
문학
Date
2021-01-16 13:29
Views
1446





카페, 바그다드


-한석호





잿빛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거기

아데니움이 팔 벌려 맞는 카페가 하나 있지요

메뉴는

'무거운 짐 받아 주고

모래바람과 함께 실컷 울 수 있는 방과

별빛에 귀 씻으며

가슴의 바람 소리를 연주할 수 있는 발코니'

때만 잘 만나면

푸른 노을과 손잡은 붉은 튤립의

눈물겨운 사랑 이야기도 만져 볼 수 있는 곳

싸매 두었던 내면을 꺼내

한 잔의 낭만과 함께 세팅하고 싶다고요?

그렇다면

돌아갈 곳을 잃은 나팔수의 낡은 입술도

색소폰의 언덕 어디쯤에 그려 두시면 좋겠어요

짐승들이 그린 밤하늘 정원에서

꽃들이 라쿠차를 추는군요

말을 닫아걸고 천문을 산책하면

하모니카를 연주하는 밀랍인형의 눈이 빛날 겁니다

한 시대를 품에 안는

비움을 메뉴에 올리는 문제로 골똘하지만

사랑을 잃은 가슴을

수수꽃다리의 은은한 그늘에 밀어 넣고 그윽하게

울어 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저런...... 잠을 잊으셨다고요?

디저트로 따뜻한 아랫목을 주문해 놓겠습니다

둥근 저수조가 휘파람을 불고

가시선인장이 종소리 가득 차를 담아 내오는

카페 바그다드에 가 본 적 있나요?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있고

낙소스섬의 아리아드네가 노래하는

카페 바그다드에서 뵈어요, 당신의 1호선과

나의 6호선이 만나는 그곳에서, 딱 2분 거리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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