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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거처

Author
mimi
Date
2017-09-03 11:00
Views
6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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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거처

 

조삼현



 

 

나는 하루 한 장 허공에 기단基壇을 쌓는다  

시간의 모래알갱이를 눈물로 반죽하여,

지천명이면 마천루 한 채 앉혔을 나이

어제 그러함 같이 오늘도 입때껏

쌓아 올린 층상을 살핀다

사라져버렸다사라진 곳에 또

오늘 한 장을 올리며 생각한다

 

지중해 연안 어느 왕국 술탄의 궁전은

물과 불의 뼈

용암이 빚은 주상절리를 깎고 다듬었나

석공의 땀방울을 한 켜 한 켜 쌓았나

높이 쌓아 올린 외벽 어디 퍼즐 하나가 빠졌다면……

 

내 생의 이齒 빠진 여름날이 쓰윽

뱀처럼 스쳐 지나가고황소구멍으로

냉기 스민다

나를 눈치 챈 달력 구월이

바람을 흔들며 넘어간다

 

지금은 뙤약볕만으로는 익지 않겠다는

사과나무의 계절

지난봄의 허공 위에 가을을 포갠다포개며

살핀다 — 바람은 고요를 흔들어 표정 드러내는데

나를 다녀간 시간은

어느 갈피에 연보를 쌓아 그대라 형용하나

 

집보다 곰비임비 집 짓는 마음이 더 사원이라면

없지만 있는 집훗날 그곳에 불면의

달빛 더께만큼 키 자란 내 그림자가

풍경처럼 걸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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