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문학자료실
워싱턴 문학
오늘의 시
평론과 해설
문학 강좌
세계의 명시
우리말 바루지기
워싱턴 문학 신인문학상 당선작
휴대폰 [2006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Author
mimi
Date
2009-04-06 08:16
Views
14294
휴대폰
기약에서 멀어질까 시시로 하늘창 열고
소슬한 목청 걸어 임에게 보냅니다
목련꽃 도드라지며 향 올리는 사월이면
생전에 못 다한 말씀 무슨 생각 그리 깊어
매냥 어루던 항아리에 젖은 꽃잎 띄웁니까
김장파 실뿌리보다 짜고 매운 눈물 꽃
당신의 등 뒤에는 다 큰 눈이 있습니다
진동처럼 흔들일 때 함께 움찔하면서
긴 세월 종지에 담긴 겨자 찍던 눈입니다
아버지 내 아버지 버들잎 같은 내 아버지
여린 가지 죄다 꺾어 이 몸에게 내리소서
깍지 낀 손가락 풀어 사다리 엮어 드릴게요
<심사평>
“문명·전통정신 연결능력 돋보여”
예
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은 일곱사람, 35편이었다. 일차적으로 세사람의 15편을 추려내고 네사람, 20편을 두고 깊이 있는
검토를 했다. ‘휴대폰’ 외 4편, ‘동검은이오름에서’ 외 4편, ‘모슬포 해넘이’ 외 4편, ‘255㎜의 세상’ 외 4편의
작품이 최종심 대상이 된 것이다.
이 작품들은 우열을 가리기가 만만치 않았다. 모두 시조의 형식을 잘 소화해내고 있었으며, 시상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능력도 있었다.
따라서 이 작품들 중에서 수사적 능력보다 깊이 있는 사유 쪽의 작품, 현대시조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부합되는 작품을 뽑자는 합의를 하게 되었다.
심
사 기준으로 정한 두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고 여러 번 검토한 끝에 작품 ‘휴대폰’이 사유의 깊이가 있고, 시대 변화 속에서
문명의 이기와 우리 고유의 전통적 정신을 연결하는 능력이 있으며, 내일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밀기로 했다.
나머지 세사람의 작품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내고, 아쉽게 탈락한 분들께 위로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