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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

Author
mimi
Date
2017-02-11 19:05
Views
6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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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

 

ㅡ 박준



 

나는 유서도 못쓰고 아팠다. 미인은 손으로 내 이마와 자신의 이마를 번갈아 짚었다. "뭐야 내가 더 뜨거운 것 같아" 미인은 웃으면서 목련꽃같이 커다란 귀걸이를 달고 문을 나섰다.

 

한 며칠 괜찮다가 꼭 삼 일씩 앓는 것은 내가 이번 생의 장례를 미리 지내는 일이라 생각했다. 어렵게 잠이 들면 꿈의 깊섶마다 열꽃이 피었다. 나는 자면서도 누가 보고 싶은 듯이 눈가를 자주 비볐다.

 

힘껏 땀을 흘리고 깨어나면 외출에서 돌아온 미인이 옆에 잠들어 있었다. 새벽 즈음 나의 유언을 받아 적기라도 한 듯 피곤에 반쯤 묻힌 미인의 얼굴에는, 언제나 햇빛이 먼저 와 들고 나는 그 볕을 만지는 게 그렇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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