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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
Author
mimi
Date
2015-12-31 19:17
Views
9128
새해 아침
오세영
하늘은 이미
어제의 하늘이 아니다.
첫 고백을 들은 여인의
귓속에 어리는 속삭임처럼
향그럽게 감도는 바람.
우리는 오늘
닫힌 창문을 연다.
들은 이미
어제의 들이 아니다.
첫경험한 여인의
여린 가슴에 고이는 젖처럼
부풀어 오른 흙,
우리는 오늘
언 땅에 꽃씨를 뿌린다.
보아라
변하지 않은 자 누구인가,
영원을 말하는 자 누구인가,
내일이 오늘인 이 아침에
보아라
세계를 깨우는 황홀한 빛.
바다는 이미
어제의 바다는 아니다.
첫사랑에 빠진 여인의
푸른 눈동자에 어리는 별빛처럼
설레는 파도,
우리는 오늘
먼 항구를 향해 배를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