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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말
Author
mimi
Date
2015-11-06 09:39
Views
10120
적막한 말
김경식
다음에 보자
악수를 나누고 돌아서는데
문득 눈앞이 캄캄해진다
동백에서 산국(山菊)까지 빠르게 한 순번 돌고 나면
이내 눈발이 치고
세상의 길들 모두 사라져 버릴 것을
내주 혹은 내달 언제
따로 날을 정하지 않았으니
어쩌면 오늘이 우리의 마지막이었을 터
다음, 그 말씀은
이승의 시간 다 흐른 뒤에
영명길 함께 나서자는 서러운 약속이겠거니
이러한 때
사전 속의 유의어 사후(事後)는
사후(死後)로 읽어야 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