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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리 2

Author
mimi
Date
2014-03-09 12:09
Views
11471

   w6.jpg


 

 

 

수유리 2   /유희주  

 

 

 

잠자리에 들면 
귀가 베개에 닫힐까봐
모로 누운 채로 두 손을 볼 밑으로 넣는다

 

고요함도 얼어버린 겨울
나무에서 얼음조각이 떨어진다
산산이 부서진 고요의 조각들 사이로
살아남은 소리들의 기척을
잠자리에 누워 듣는다

 

먼 이국의 땅에서
모로 누워 
귀를 바닥에 대면
바다 건너에 사는 친구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혹 내 이야기를 할지도 모른다
고요 사이로 내 이름을 누가 불러줄지도 모른다

 

어제도 전화번호 하나가 연결되지 않았다
수첩에는 겨우
몇몇의 친구 이름이 남아 있고
미국 사람 몇몇을 새로 적어 넣었다

 

책장을 넘겨야 하는데
반쯤 넘어간 책장에
수유리의 어느 골목길이 구불구불 살아 있고
아직도
나는 거기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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