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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은 어디로 갔나
Author
mimi
Date
2014-04-23 10:30
Views
13978
꽃들은 어디로 갔나 /권귀순(워싱턴문인회 회장)
자목련 꽃잎 눈처럼 지던 날
열일곱 살 꽃 같은 아이들 물속에 갇혔네
하루하루 잔인한 봄밤이 이리도 길다
진도, 팽목항, 통곡의 바다 되고
어미애비의 애끓는 목쉰 울음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 이름 애타게 부르는데
꽃들은 다 어디로 갔나
어디로 가 돌아오지 않나
기적이 일어나기를 이토록 간절히 바란 적 있나
승객 버리고 저희들만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
저 몰염치를 용서할 수 없어
어른들은 부끄러워 아프고, 아프고, 또 아프다
좀 더 빨리 서둘러 구해주지 못한,
책임과 헌신, 도덕적 용기 모두 팽개친 어른들
그 차갑고 무서운 물속에서
너희들은 용서하지 마라
이 치욕스런 어른들 용서하지 마라
이런 일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는
너희들의 희미한 목소리 들려온다
‘어떡해 엄마, 사랑해’
너희가 남긴 마지막 말 귓가에 쟁쟁한데
얘들아,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잠에서도 잊지 않으마, 영원히 잊지 않으마
너희들이 한 알의 밀알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