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문학자료실

워싱턴 문학

오늘의 시

평론과 해설

문학 강좌

세계의 명시

우리말 바루지기

워싱턴 문학 신인문학상 당선작

국화 앞에서

Author
mimi
Date
2013-09-16 08:55
Views
14332


%EC%84%9C%EC%9A%B8%20%EB%8C%80%EA%B3%B5%EC%9B%90%EC%9D%98%20%EA%B0%80%EC%9D%84%20%EA%B5%AD%ED%99%94%2014.jpg






국화 앞에서  / 김재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귀밑에 아직 솜털 보송보송하거나 


인생을 살아도 헛 살아버린 


마음에 낀 비계 덜어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사람이라도 다 같은 사람이 아니듯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눈부신 젊음 지나 


한참을 더 걸어가야 만날 수 있는 꽃. 



국화는 드러나는 꽃이 아니라 


숨어 있는 꽃이다. 


느끼는 꽃이 아니라 생각하는 꽃이다. 


꺾고 싶은 꽃이 아니라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꽃이다.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은 


가을날 국화 앞에 서 보면 안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굴욕을 필요로 하는가를. 


어쩌면 삶이란 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견디는 것인지 모른다. 


어디까지 끌고 가야할지 모를 인생을 끌고 


묵묵히 견디어내는 것인지 모른다. 










Transla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