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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물고기

Author
mimi
Date
2012-07-24 07:42
Views
16694

 

풍경소리.jpg



      미스 물고기 

 

  

              김경선

 


 


  가게 문을 열면 풍경소리가 들린다
  아침 일찍 물고기가 운다
  수문이 열리고
  꼬리를 흔드는 물고기 한 마리
  마른 허공에 강물을 풀어 놓고 첨벙 뛰어 오른다

 
  수선집 문이 열리고 딸랑딸랑 파문이 인다
  주인 보다 먼저 인사를 하는 미스 물고기
  그녀의 반경은 10cm
  쇠종에 시계추처럼 묶여 헤엄을 친다
  노처녀로 늙은 주인 여자의 반경도 5m
  여섯 평 가게에 묶여 미싱을 돌리는 미스 김 
  종일 페달을 밟고 달려도 늘 제자리다
 

  어서 오세요 정말 멋져요 딱 맞아요
  뻐끔뻐끔 그녀의 입에서 물방울이 쏟아진다
  종일 그녀는 같은 말을 되풀이 한다
  손님이 뜸해지면   
  오래전 아가미에 가두어둔 강물소리에 젖어 추억에 잠긴다
 

  지지난해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만난 물고기
  어느 강물을 거슬러 올랐는지
  비늘이 헐었다 쇠종에 매달려 제 몸으로 종을 치는 종지기 
  그 소리 맑고 구슬프다
 

  누가 그녀를 저 곳에 매달았을까 
  몸값을 지불해도 저주는 풀리지 않는다
  어디론가 가고 싶다고
  나를 풀어달라고
  물고기가 운다  
  수문을 열고 손님이 들어선다
  미스 물고기, 이때닷! 
  힘껏 꼬리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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