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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제5회 유심작품상 시조부문]간찰(簡札) / 이근배

Author
혜강
Date
2010-03-01 08:13
Views
9124




간찰(簡札)  / 이근배

 

냄새 마르지 않는
간찰 한쪽 쓰고 싶다

자획(字劃)이 틀어지고
글귀마저 어둑해도

속뜻은 뿌리로 뻗어
물소리에 귀를 여는.


책갈피에 좀 먹히다
어느 밝은 눈에 띄어

허튼 붓장난이라
콧바람을 쐴지라도

목숨의 불티같은 것
한자라도 적고 싶다.

 

제5회 유심작품상 시조부문 수상자 이근배 / 심사평


 

시조 부문 수상작은 이근배 시인의 <간찰>(《현대시학》, 2006. 12)이다. 이 작품은 2002년 불교문학상 수상작 <절필>에 이어 40년이 넘는 그의 시력에 하나의 획을 긋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근배 시인은 1961년 <서울신문> <경향신문> <조선일보> 등의 신춘문예를 동시에 당선하여 화려하게 등단한 이후 활발한 창작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온 우리문단의 대표적인 중진 시조시인이다.

<절필>(《현대시학》, 2001. 12)은 창작의 고뇌를 간결한 시행에 담고 있는 역작으로서, 시력 40년을 넘긴 중진 시인이 새롭게 자신의 창작의지를 가다듬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각오를 보여준 작품으로 높이 평가된 바 있다.

우리들은 이 작품을 계기로 그의 붓끝은 더욱 ‘짐승스럽게’ 날카로워질 것이며 그렇게 씌어진 탁월한 작품을 통해 더욱 확고하게 한국문단에 뿌리내릴 것이라 기대한 바 있다.<간찰>은 이러한 기대가 구체적 작품으로 실증된 작품으로 영원히 먹 냄새 마르지 않는 시를 쓰고 싶은 소망을 “목숨의 불티같은 것 / 한 자라도 적고 싶다”고 표현하고 있다.

훗날 어느 밝은 눈을 가진 사람이 이를 보고 허튼 붓장난이라고 욕할지라도 먹 냄새 마르지 않는 글귀가 뿌리 내리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서예가의 소망이자 모든 시인들의 소망이기도 할 것이다.

여백을 살릴 줄 아는 행간의 여유와 간결한 시행의 운용은 이근배 시인 특유의 역량의 발휘이자 시적 성취라는 점에서 그의 유심작품상 수상은 이 상의 권위를 한 단계 격상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는 바이다.

 

 

*한내 추창호 시조사랑에서 모셔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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