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문학회 글 사랑방은 20여명이 넘는 시인들이 참석했다.
4월 20일에 있을 낭송회에 대비해서 권귀순 시인의
<좋은 낭송법>에 대한 미니 강좌가 있었다.
인원이 많은 관계로 작품 토의가 여의치 않다는 문제점이 지적 되었다.
분반을 해서 좀 더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토의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었으며
좀 더 깊이 생각해보자는 쪽으로 합의하였다.
이번 우수 작품으로는
박앤 시인의 <볕살 한 조각> 과 최은숙 시인의 <0>이 추천되었다.
-이정자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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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살 한 조각 /박앤
담 모퉁이에서 서성이는
햇살 한 줌 쥐어 보려고
일찌감치 쪽문을 열어 젖히고
유리로 된 덧문 앞에 선다
이월 찬 공기를 뚫고
문 앞까지 오기는 아직은 이른 시각
집 벽에 부딪혀 꺾어지고 갈라진 채 너는
문 앞에 서서 안을 드려다 본다
문 틈새를 비집고 비스듬히 고개를 들이미는
너, 환한 볕 살 한 조각
눈부시게 퍼져갈수록 문앞에 가지런히 모은
내 두 발이 따뜻하다
어느새 너는 조금씩 비껴가는구나
잠시 후면 또 어느 집 창가에서
무심히 안을 기웃거릴 테지
어느 일생이나 그러하듯
언제 우리 삶이 아쉽지 않은 적 있던가
그래도 너 때문에 나의 아침은 늘
기대 반, 설렘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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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최은숙
영
공
제로
또는 동그라미라 불리우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네가
오늘 밤엔
하늘 한가운데서
세상을 다 품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