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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안부

Author
문학
Date
2016-10-22 06:10
Views
2354

003. 안부.jpg

오랜만이군요. 문득, 당신의 바다가 잘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요즘에도 찾아오고 다녀가는 사람들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계신지요? 누구에게나 반드시 놀이터가 필요하다며 틈 날 때마다 놀이터 예찬에 힘주던 당신의 근황이 궁금해집니다. 안녕하신지요? 수 없이 말해왔지만 저에게 당신은 여백이었습니다. 금 그으며 사는 저에게 부러움의 문턱이었어요. 그런 당신에게 바다는 맨발로 뛰어다닐 수 있는 몇 안 되는 낙원이자 놀이터였겠지요. 세상이 문 열린 감옥이라던 당신에게 심호흡과 안구정화를 선사했던 이 곳, 바다. 저는 지금 드넓은 바다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이 모든 것이 당신을 떠오르게 합니다. 씨리얼을 먹을 때 언제나 우유가 남는 것과 모래밭에서는 어떤 신발을 신어도 모래가 신발에 들어오는 것을 이 세상에서 가장 궁금해하던 당신이 그립습니다. 바다가 그리우면 떠날 때가 된 것이고 용기 내서 바다로 떠난다 해도 우리는 기껏 바닷가까지 밖에 가지 못한다고 했던 당신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오늘, 당신이 너무 생각납니다. 그리고 너무 생각나지 않습니다.


이준현 (Lee, Joonhyun) 

사진작가 | (703)531-7468 | www.thehappygraphy.com | thehappygraph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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