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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情)과 미(美)를 추구하는 수필쓰기
정(情)과 미(美)를 추구하는 수필쓰기 -박 영 자/수필가-
‘수필’ 하면 나는 한 폭의 동양란을 떠올린다. 원로 수필가 20 막연하게나마 문학을 선망하며 자취방 주는 사람도 없었고, 결혼하고 가정과 직장생활에 부대끼다보니 책을 멀어져 갔다. 30 지도에 열성으로 매달리면서 잠자고 있던 문학의 열망이 처음에는 새교실이라는 교육잡지에 동시와 수필이 ‘사도실천기’ 에 응모하여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때 내 나이 벌써 동시를 쓰며 생활에서 체험한 감동적인 일을 동시라는 나는 수필을 쓰게 되었고 나이 50에 늦깎이로 등단하게 되었다. 나는 왜 맑아지는 것을 체험한다. 또 내 공감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가 맑은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린다고 해서 그 바닷물이 금세 않지만 분명히 한 방울의 물만큼 맑아진 것은 사실이다. 글의 홍수시대에 내 글이 공해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도 없지 않다. 그래서 글쓰기가 더욱 어렵고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젊은 날 한 정(情)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선배는 고개를 것이라고 했다. 나는 이 말을 지금까지 가슴속에 담고 살아 왔지만 그 결론을 내리지 못하였기에 그것은 영원한 화두(話頭)가 되어 가슴 밑바닥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내가 쓰는 수필도 정(情)과 미(美)에 뿌리를 둔 생활수필이나 서정수필이 대부분이다. 情은 눈물이요 인생의 지하수다. 지하수가 없는 광대무변하여 평생을 찾아도 끝없이 솟아날 것이다. 수필은 진실이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허구를 용납하지 않는다. 진실 이상 감동을 주는 것은 없다고 믿는다. 아는 만큼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정직하게 모른다고 쓸 때 감동을 주고 그 감동은 깨달음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수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않았는가. 문장이 너무 길거나 수다스럽지 않는가. 하지는 않았나. 쉬운 우리말을 두고 어려운 말을 쓰지는 않았나. 쓰려고 하는 적당한 소재가 잡히면 며칠이고 가슴속에 넣고 생각을 익힌다. 어느 정도 구상이 되면 글의 개요를 짠다. 소재의 전개 순서를 짜 놓고 글쓰기를 시작하면 글이 훨씬 수월하게 나갈 뿐 아니라 글의 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고가 되면 마련이다. 다음은 가족에게 읽혀서 걸리는 미진하고 자신 없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너무 완벽주의가 되면 말 것이니 독자의 혹독한 비판을 각오하고 원고를 부칠 수밖에 없다. 좋은 수필을 읽고 나면 그 감동이 오랫동안 가슴에 머물지만 좋은 수필 쓰기는 결코 쉽지 않다. 좋은 글은 욕심만으로 써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담담하게 쓸 때 더 공감을 얻는 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글을 장미의 화려함이 있는가하면 풀꽃의 맺으며 그 나름의 몫을 하면서 삶을 살 듯이 나도 내 생긴대로 글을 유유자적하게 내 삶을 꾸려나가며 무엇보다도 마음 닦기에 힘쓸 것이다. 그래서 한 폭의 동양란 수필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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