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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 있는 문학, 수필 /김 희 선

Author
mimi
Date
2012-07-02 07:54
Views
15069

 



                          매력 있는 문학, 수필 




  수필은 참으로 매력이 있는 문학이다. 나 역시 매력 넘치는 수필을 쓰기 위해 무던히도 긴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세상이 오염됐다고
해서 깊은 산으로 들어가 종적을 감추듯 나는 내 글을 사람들에게 감추면서도

지칠 줄 모르고 써왔다. 어느 글은 20년 가까이 되는
세월 동안 어느 지면에도 나타나지 않은 채 조용히

있었다. 글을 발표할 때가 되면 언젠가 하면 되는 일이기에 조급하지 않았다.
나는 나대로 유유자적

자연을 가까이 하면서 여유를 즐겼다. 많은 글을 쓴다고 해서 그 글들이 모두 보석이 못되는 것처럼 어떤

글은
재미가 없으면서 천편일률 일상생활이 아니던가, 남들이 다 느끼고 생활하는 것들을 굳이 글로

표현해서 공해를 만드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왜 수필을 쓰기 시작했는가.

1984
년이었다. 오랜만에 2박 3일의 여행을 하게 되었다. 학창시절 이후 처음으로 홀가분하게 여행을

하고 돌아오니 그 감동적인 감성이
가라앉지 않았다. 오랜만에 일기를 쓰듯이 수필형식으로 감상문을

썼다. 하나하나 느낌을 글로 쓰고 나니 개운한 기분이 들었다.
감성정리가 안 되어 뒤숭숭했던 기분이

차분하게 정리가 되었고, 그 글을 사보에 발표했다. 내 글이 사진과 함께 사보에 실리고
원고료까지 받고

보니 책임감이 느껴졌다.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좀 더 신중하게 글을 쓰려고 문화센터 강의에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수필은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냥

쉽게만 쓴다면 신변잡기에 머물고 만다. 그런
글은 문학적인 글이 되지 못한다. 그러기에 나는 아무 때나

글을 쓰지 않는다.

 

첫째, 쓰지 않고는 못 배길 때 수필을 쓴다. 이럴 때 손에 잡히는 종이에 무조건 메모를 하듯이 써야만

한다.

둘째, 어떤 일에서 벅찬 감동을 느낄 때 감성을 정리해서 한 편의 글을 써야 마음이 차분해지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이 둥둥 떠서 산다는 것은 무척 피곤하고 힘든 일이기에 나는 글로써 마음을 가라앉히는

셈이다.


째, 누구에겐가 내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을 때 수필을 쓴다. 나 아닌 다른 수필가들이 좋은 글을 많이

쓴다고 해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수필로 쓴다. 물론 원고청탁을 받아 글을 쓸 때가

있지만 대개는 내가 쓰고 싶을 때만 쓰고 있다.  


유명작가인 어떤 분은 그리운 벗이 없어 원고지를 대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 반대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자연을 찾아
길을 나서기 좋아한다. 누군가와 마음을 열고 차를 마시고 도란도란 얘기

나누면서 아름다운 이야기와 도타운 정을 글로 표현하고
싶다. 내가 집을 나서는 것은 맑은 공기가 있기

때문이고, 신선한 자연과 벗을 삼으니 내 정서적인 면이 조금이라도 맑고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심성이 고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감동의 수필 한
편이 완성될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만나다보면 이해가 안 가는 묘한 심성을 지닌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때로는

아름다운 마음씨에 감동하고,
연약한 사람들을 보면 격려해 주고 위로해 주고 싶을 때에도 글을 쓰게

된다. 간혹 심성이 곱지 못한 사람을 만나 곤혹스러움을 느낄
때는 절대로 정면으로 맞서지 않는다.

그저 바라본다. 이럴 때 미묘한 감정들을 고뇌하는 마음으로 삭히면서 어떻게 하면 문학적인
글로

승화시킬 수 있을까 메모를 해 둔다. 문장 하나하나를 검토하고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지만

전체적 흐름이 어떤
이미지 전달을 해 준다면 이런 글도 좋은 글이라 생각한다.


이론에 강한 수필이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수필이 된다. 어떤 사물을 보고 쓸 때에도 전후사정을 다 알아

보고 써야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의 느낌을 얘기하되,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는 될수록 오랜 시간 삭힌

다음에, 은은히 가려진 베일처럼 표현한다면 그런대로
아름다운 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세상

일이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며, 내가 겪어야 했던 나쁜 일들을 독자들이 함께
공감하고, 나쁜 일이었

기에 되풀이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어, 조심성있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도록 부드럽게 써본다.

앞으로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수필 한 편을 읽을 때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감명 깊은 수필을 쓰고

싶다. 


가) 문학적인 수필로 남기고 싶다.

어떻게 써야 문학적인 글인가, 알고 지내는 사람의 숫자가 많다 해도 진실한 벗 한 사람 만나기 어려운

것처럼 수필도 그런 것 같다.
문장 하나하나 잘 썼다 해서 문학적인 수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함께 보아야 한다. 우선 문학적인 표현이라 함은
이런 것이 아닐까.

‘바람이 분다'는 표현을 할 때 ‘창문이 몹시 흔들리고 있었다. 창문을 내다보니 나뭇가지들이 헝클어지듯이

심하게 나부끼고 떨어진
나뭇잎이 마구 굴러가고 있었다. 마치 오두막집을 부수어 버릴 듯이 바람은 모든

것을 쓸어가듯 그렇게 불고 있었다.'

눈앞에 어떤 장면을 훤하게 떠올릴 수 있을 때 이런 표현이 문학적인 표현이 될 것이다.

‘오늘은 매우 춥다'는 표현일 때에도 ‘이른 아침 방문을 나서니 신발의 촉감이 너무 차다. 우물가에는

얼음이 얼어 있어 미끄러질까
조심조심 물을 퍼 올린다. 따스하여 김이 오르는 우물물이 대야에서 방금

얼어붙은 듯 찬바람이 휑하니 쓸고 지나간다. 지붕 위에
있던 눈가루가 차가운 바람에 흩어져 뺨을 스친다. 온 천지가 눈 속에서 고요했을 뿐 간간이 바람이 불어 흰 눈을 안개처럼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위의 두 가지 예는 여름과 겨울의 바람을 표현한 것이다. 미사여구를 넣지 않으면서 담담하고 진솔하게

쓴 글이 사실감이 있으며 친근감이 더 간다. 짙은 화장을 덕지덕지 바른 것 같은 미사여구는 삼가야 할

것이다. 


나) 온몸에서 우러나오는 글이어야 한다.

머리에서 생각하고 정리하면서 가슴으로 감동하며 느끼고 체험한 느낌들이 수필이 되어야 한다. 수필은

감성적인 느낌을 쓰되 철학적인 의미를 정리해서 써야만 산뜻한 멋이 주어진다.

내가 수필을 쓸 때 기본적으로 염두에 두는 것이 몇 가지가 있다.  

1.주제를 정해야 한다.


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타나야 한다. 제목과 꼭 맞게 쓸 필요는 없지만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지, 하고 싶은 이야기의
주제를 뚜렷하게 정해야 한다. 작품에 있어 주제를 어디에 맞추느냐에

따라 내용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서 정해야
한다.
 


2.구성


떻게 한 편의 작품을 만들 것인가. 현재로 시작해서 쓰다가 과거를 회상할 것인가, 아니면 미래를

구상하다가 과거를 들추는가, 어떤
이야기 거리들을 어떤 모양으로 표현하는가 고민을 해야 한다.

수필은 생각 없이 쓰면 잡문이요 신변잡기에 그친다. 손쉽게 쓸 수
있는 글이 아니다. 나름대로 절제하고

주관적인 생각들을 소중하게 담아서 분석 정리해서 써야 한다. 서두와 끝맺음의 문장도
메모해가면서

쓴다. 


3.제목


람에게 이름이 있듯이 물건 하나에도 붙여지는 이름이 있다. 사람의 이름을 짓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 이전에 미리
이름을 지어 놓는 경우가 있고 태어난 다음에 이름을 지어줄 때가 있는

것처럼 글도 마찬가지이다. 내용과는 동떨어진 이름이 붙여질
수 있으나 나는 그런 것보다는 내용을 알

수 있는 함축적인 그런 제목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청탁을 받고 난 뒤에 쓰는 글은
제목이 미리 정해져

있어 그 제목에 맞추어 글을 풀어가지만 대개는 다 써놓은 뒤에 제목을 정한다. 


4.서두

우선 첫 대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서두는 깔끔하면서도 관심을 끌 수 있는 매력있는 문장이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내가 쓴 글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수필이라 함은 이런 매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산
이 뚜벅뚜벅 내 앞으로 다가왔다’ 이 표현은 원로 P선생님께서 칭찬한 첫 대목이다. 작가 자신이

마당에서 앞산을 보고 그 느낌을 쓴
글이지만 나도 무척 인상 깊게 들었던 표현이다. 유명작가의 글이라

해도 문장 첫 대목부터 주어와 서술어의 자리가 제자리를 찾지
못해 뒤죽박죽 되어 있을 때 나는 연필을

들고 문장을 다시 정리하고 싶다. 읽어도 읽어도 진도가 나가지 못해 안타까운 문장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결국 싫증이 나서 읽기를 그만둔다. 이런 일이 있으니 나와 같은 독자를 위해서라도 문장의 구성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다. 문장이 너무 길거나 산만하지 않아야 작가의 의도가 제대로 전해지는 효과가 있다.
 


5.끝맺음


작만큼 끝도 중요하다. 도덕군자와 같은 딱딱한 문장으로 끝을 맺지 않아야 한다. 의도적인 맺음말,

설명적인 맺음말보다는
깔끔하면서도 여운을 주는 문장이면 더 좋을 것이다. 내용으로 보아 끝맺음이

필요할 때도 있고, 그냥 자연스럽게 끝을 맺을 수도
있다.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해도 맺음말 부분은

신경을 써야 한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어느새 긴 세월이 흘러갔다. 참으로 문학적인 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명

          깊고  재미있는 수필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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