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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사랑하기 위한 수필쓰기
내 삶을 사랑하기 위한 수필쓰기 -유 연 선-
수필은 적극적인 삶의 표현이다.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보려는 자성(自省)의 소리이다. 수필을 쓰려면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가 수필을 쓰는 이유도 내 삶을 적극적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독특한 버릇이 있듯이 글을 쓰는 데도 남다른 버릇이 있다. 나의 글 쓰는 버릇을 얘기함으로써 ‘나의 수필작법’을 대신한다. 시 주위에 있는 종이쪽지를 다 자서 잠을 자는지 깨어 있는지 분별이 되지 않을 자리를 털고 일어나 글 쓰는 신명이 사라질까 봐 단숨에 쓴다. 어찌된 일인지 꿈 좋은 평까지 받는다. 꿈 보다가 새로운 느낌이 반복한다. 초고가 완성되면 덮어 둔다. 아무 생각도 피운다. 진력나는 싸움은 퇴고를 시작하면서부터다. 문장력이 뛰어나지 못하고 감성조차 둔해졌다고 자책하면서 자꾸 고친다. 열 번 읽으면 열 번 제목까지 바뀌기도 한다. 농익은 술이 맛을 더 내듯 비교해 보면 오랫동안 다듬고 고친 글이 좋아 보인다. 퇴고를 하는데 컴퓨터가 일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처음에 표현하려고 했던 내용이 180도 달라져도 괜찮다. 버리기 아까운 거리는 다른 메모장으로 퍼 옮기면서 퇴고를 한다. 수필쓰기가 소설이나 시쓰기보다 어렵다는 말을 수없이 되뇐다. 퇴고의 어려움을 글재주 없음을 탓하면서 또 딴전을 피운다. 그러나 얼마 발견하곤 놀라서 묻어 두었던 원고를 다시 다듬는다. 몇 년째 매닥질 쳐도 마음에 들지 하다. 언제 마음에 드는 글로 다시 태어날지 모르는 글들이 쌓여간다. 글 한다. 글감을 메모하고 전문가를 찾아 얘기도 듣는다. 글감 이야기가 나왔으니 내가 연작 형태로 쓰는 《금자라 이야기》는 사전에도 없는 이름을 복원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쓴 글이다. 수 모르고 무턱대고 앓아누웠는데 소재를 찾았다고 쾌재를 부르고 썼지만 작품으로 성공하지는 유년의 기억을 더듬었다. 어머니의 사랑을 조명하면서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아무리 좋은 소재라도 구성력과 문장력이 뒷받침을 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절감했다. 《금자라 이야기》가 발표되자 학질에 먹었다는 사람도 나타나고 보는 것만으로도 재수가 좋다고 행운의 벌레란 얘기도 들려왔다. ‘금자라’라는 벌레가 실존했음을 확인하자 신바람이 났다. 《금 문우의 부인이 그 글을 읽고 장만 입수한 채 사람들의 얘기로만 듣던 벌레를 만나는 만에 재회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단숨에 달려가 기억 속의 가져와 사진을 찍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그 재회의 기쁨을 <황금날개>란 제목으로 또 금 때마다 글을 쓰는 일은 기쁨을 이야기를 쓴다고 주변에서 ‘금자라 작가'라고 닉네임을 가지고 호들갑을 떠느냐고 하는 이도 있겠지만 나는 금자라를 통해서 어머니의 사랑을 즐거움으로 글을 쓰고 싶다. 흔히 글감을 찾는 일이 수석을 탐석하는 일과 닮은 점이 많다고 한다. 좋은 소재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탐석하듯 여행도 한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생소한 체험을 통해 기억 저 편에서 떠오르기 때문이다. 문 모르는 세계를 체험하는 체험하지 못한 일, 남이 모르는 일을 찾아 신선한 하여 관찰도 하고, 몸으로 부딪혀 체험하는 일들이 전문성을 나타내기 위한 글을 통해 전통양식을 복원하는 일도 중요하다. 선인들의 슬기를 되찾고 잊혀져가는 언어를 되찾는 일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글 쓰는 이들의 책임이란 사명감도 있어야 한다. 좋은 수필이라면 읽는 재미를 통해 지적인 쾌감을 줘야한다. 짧은 얘기로 긴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수필이 좋은 수필이란 생각으로 오늘도 좋은 수필을 쓰기 위해 고심한다. 내 삶을 보다 적극적으로 사랑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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