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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장르의 특성

Author
mimi
Date
2012-06-11 05:45
Views
13924

 



수필장르의 특성 

-김 영 웅 




1.글감


필을 쓰는 사람은 누구나 겪는 어려움으로 글감 선택의 영역에 관한 것이다. 수필을 ‘체험의 문학’으로 한정지어 생활 속에서 겪은
사실의 가감 없는 전달이 전부인양, 일상의 체험 속에서 소재를 구한다면 신변잡기가 되기 쉽다. 그러니 우리나라 고래의 전통문학
장르인 가사문학에서처럼 시대비평, 사회풍자, 상상력에 의한 창의적 작품, 판소리사설 등을 대범하게 받아들여 영역을 넓혀가려 한다.


활체험 만으로는 문학성을 살리기도 어렵다. 우리는 국문학에서 한때 유행했던 ‘경기체가’라는 노래 형식이 사라졌음을 알고 있다.
그것은 변화에 자유롭지 못하여 창의력이 제한받는 문학형식이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겪은 업보라 하겠다. 작가가 글감의 영역을 제한받는
것은 마치 그물에 얽혀든 맹수가 생쥐의 조롱을 받고 있는 것과 같다. 우리는 좁은 그물을 벗고 넓은 산야로 먹이를 찾으러
나아가야 한다.

 2.에세이(essay)


학은 미적 가치를 지닌 정신적 산물이다. 여기서 논의되는 미적 가치는 때때로 기존의 사회도덕과 충돌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소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사회규범으로는 가정을 가진 중년 남녀의 불륜행위이기에 논의거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온 사십대의 여인이 처음으로 눈이 뜨여 아름다운 체험을 하게 되는 과정을 힐난만 할 수 있는가. 그런 상황이
대단히 부적절하지만 ‘사랑’과 ‘규범’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사람에게 돌을 던질 자신이 우리에겐 없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였기에 이
작품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기를 완전히 제외하면 남는 것이 무엇인가. 만일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태어나지도 않은 실존(實存)에게 세상만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처럼 인간이란 개체(個體)는 지극히 미미하지만 자신에게는 우주와 맞먹는 존귀함이 있다. ‘사회통념’에 의해
구속받고 있는 ‘나’가 있다면 탈출하려고 발버둥칠 게 아닌가. 그러니 내 정신적 현주소를 자유롭게 표현해 낼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공인(公認)되기를 원한다. 그런데 이런 걸 글로 쓴다면 미셀러니(miscellany)에서는 ‘나는 불륜을 하며 산다’는
고백이 되어 작품으로 태어날 수 없다. 또한 내 얘기가 아니고 이웃사람의 얘기라 해도 여건상 사실대로 발표할 수 없다. 그래서
보편적인 남의 얘기로 처리해야 되겠기에 담론으로서의 에세이(essay)를 도입해야 한다. 가급적 에세이를 쓰려고 한다. 
 

3.글쓰기


각가가 인물상을 새길 때, 코는 크게 눈은 작게 시작해야 된다. 작품이 완성되어감에 따라 다듬으면 다듬을수록 코는 작아지고 눈은
커지기 때문이다. 글쓰기에서도 같은 현상이 생긴다. 많은 변화를 예상하고 시작할 때부터 거기 대처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 그리하여
작품 쓰기의 초기에는 플롯의 대폭적인 변동이 일어나는 등 손질하는데 과감해야 된다.


줄을 삭제하는데도 주저한다면 필요 없이 길게 늘어진 작품이 태어날 수밖에 없다. 바쁜 생활 속에서는 짧은 읽을거리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길이는 짧지만 심한 변용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시(詩)읽기를 기피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소설처럼 이해하기
쉽고 시처럼 짧게 쓰려고 한다.
 

4.구성(構成)과 표현


(色)에서는 빨강, 파랑, 노랑을 삼원색(三原色)이라 한다. 여기에 흑(黑)과 백(白)을 더하여 오채(五彩)라 한다. 그림을
그리려면 삼원색 중 하나만 없어도 그릴 수 없다. 흑과 백이 없어도 곤란하다. 문학도 이렇지 않을까. 시, 소설, 수필, 희곡,
평론 등 여러 장르가 있지만 이 중 하나를 빠뜨리면 문학으로서 표현기법에 구멍이 생겨서 불편할 것이다. 또 그래야만 각 영역은
존재의미가 있는 것이다. 수필은 어떤 특성을 잃지 않아야 할까.


필은 본래부터 시 소설 희곡 등의 순수영역에 비추어 형식이나 내용에서 여러 형식에 대한 통합의 성격이 짙다. 모든 문학의 영역을
제멋대로 넘나드는, 그래서 ‘붓 가는 대로 쓴다’고 한다. 특별한 형식이 없다함은 다양한 표현기법을 편리한 대로 쓴다는 말이다.
현대는 어떤 형식의 틀도 거부하는 사회, 종교 철학 사상 할 것 없이 모든 영역을 넘나들며 융합을 이루는 퓨전(fusion)의
사회이다. 수필도 장르의 통합적인 기능을 살려 이런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킨다면 미래는 밝다. 잡초가 생명력이 강한 것처럼 수필의
전성시대가 코앞에 다가와 있기에 용기를 내어 열심히 쓰
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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