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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가는 낙타 ... 멈춰 서는 것만을 걱정하라

Author
mimi
Date
2012-05-21 04:41
Views
7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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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위에 한 방울 씩 똑똑 떨어지는 낙숫물은 언젠가는 그 돌을 뚫습니다.

극히 미미한 힘이지만 축적되면 마침내 큰일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셰익스피어도 처음부터 위대한 극작가가 되려고

목표를 세운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를 다듬다 보니 그렇게 된 것뿐입니다.

 

 

 

 

남의 책을 베끼는 필경사를 직업으로 선택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창의적인 일은 아니었니만 자신이 맡은 첫 일이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했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그 속에서 나름대로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흔 세 살이 되던 해에 자신의 첫 소설을 탈고할 수 있었는데,

그 책이 바로 무려 4백만 부 이상 팔렸던 베스트 셀러

<파리 대왕  Load of the Flies>입니다.

천진난만한 소년들을 등장시켜 문명과 야만의 두가지

인간 속성을 우화적으로 그린 이 작품은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이 바탕이 되어 탄생한 것입니다.

마흔을 넘긴 나이에 자신의 꿈을 이룬 그 청년이 바로

1983년 노벨 문학상을 스상한 윌리엄 골딩입니다.

남의 책을 베끼는 삼류 필경사에서 위대한 작가로 멋지게 변신한 것입니다.

 

 

 

 

좀더 펀한 것, 좀더 쉬운 것을 찾아 우리 스스로

우리 삶의 깊이를 너무 단조롭게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누구나 단계적인 길보다는

한번에 오를 수 있는 길을 가려고만 하는데

과연 그것이 우리 삶에 무슨 이득이 있을는지,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면서 느낄 수 있는

만족감과 행복감을 우리 스스로가 저버린다면 말입니다.

 

 

 
 

 

좀 늦게 가는 것이 창피한 일은 아닙니다.

사막의 낙타는 천천히 가기에 무사히 목적지에 닿을 수 있지 않습니까.

무엇이든 과정이 있는 법이고, 그 과정을 묵묵히 견뎌낸 사람만이

결국에는 값진 열매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천천히 가고 싶었습니다.

내 삶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몰라도 가는 동안,

나는 주변의 모든 것들을 음미하고 싶었습니다.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달라지는 세상,

그 세상의 숨소리 하나라도 빠뜨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삶의 끝, 그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되도록이면 천천히 가고 싶었습니다.

그곳으로 가는 과정이 바로 내 삶이므로,

지금하고 있는 일 하나하나가 모여 내 삶의 전체를 이루므로......  .

 

 

 

 .

.

.

 

 

                                                        ㅡ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이정하)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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