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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픈 애국시/김종욱

Author
mimi
Date
2010-08-11 20:17
Views
11907




해마다 광복절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시가 있습니다.

심훈의 “그날이 오면”이지요. 일제(日帝)에 나라를 빼앗긴 아픔을 그렇게 절절하게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또 하나의 시는 영국인의 시인데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안됐지만 한 젊은이가 머나먼 타국 땅에서 군인으로서

죽기 전에 조국에 대한 넘치는 사랑을 애틋하게 시로 써서 읽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30년 전 영국 근무 후 돌아와서 행내(行內) 신문에 썼던 글을 다시 한 번 띄웁니다.


-慧輪 김종욱 배상-




 가슴 아픈 애국시


대학시절에 전공(무역학)과 관계없이 영시(英詩)를 찾아 읽다가 우연히 발견했던 시가 있었는데 그 내용이 참으로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녹아 있어서 지금도 가끔 되새기고 혼자 즐기다가, 누군가 한사람이라도 더 알고 같이 즐기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일이라고 마음대로 작정을 하고 이 글을 씁니다. 그리고 또 우연한 기회에 ‘항일민족시집’을 보다가 우리나라의 ‘상록수’의 저자 심훈의 가슴 절절한 애국시를 읽게 되어 같이 소개하고자 합니다.
앞서 말한 영시란 Rupert Brooke(1887~1915)의 The Soldier라는 시인데 Sonnet로서 전(前) 대절 8행, 후(後) 소절 6행으로 되어 있습니다. Rupert Brooke는 영국인(Cambridge 대학의 Kings college졸업)으로서 1887년에 태어나 스물여덟 살의 짧은 인생을 눈부시게 살고 간 시인입니다.
그는 대단한 미남인데다 크리켓, 축구, 테니스 등 여러 운동에 능했고 특히 수영은 직업선수보다도 우수했다고 하며 별명이 Golden Young Apollos였다고 합니다.
그의 죽음이 동시에서 예상되었던 듯하여 애틋한 기분을 더해주고 있으며 더욱이 그가 참전했던 전장(크리미아 전쟁)도 머나먼 이국땅이고 지금도 그곳에 묻혀 있기 때문에 시가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을 더욱 진하게 맛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THE SOLDIER
 
If should die, think only this of me :
That there's some corner of a foreign field
That is for ever England. There shall be
In that rich earth a richer dust concealed ;
A dust whom England bore, shaped, made aware,
Gave, once, her flowers to love, her ways to roam,
A body of England's, breathing English air,
Washed by the rivers blest by suns of home.
 
And think, this heart, all evil shed away,
A pulse in the eternal mind, no less
Gives somewhere back the thoughts by England given ;
Her sights and sounds : dreams happy as her day ;
And laughter, learnt of friends ; and gentleness,
In hearts at peace, under an English heaven.
 


시를 번역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고 또한 어색한 일인지라
엄두를 못 내고 있던 중 우연히 어느 잡지에 피천득 씨가 번역한 것을 보고
노트에 적어 두었던 것이 있어 그대로 옮겨 보려고 합니다.
   


병 정


내가 죽거든 이것만을 생각해주오
외국들판 어느 한곳에
영원히 영국인 것이 있다는 것을
기름진 땅속에 보다 더 비옥한
한 덩이 흙이 묻혀 있다는 것을
영국이 배고, 모습을 만들고 의식을 넣어준,
일찍이 사랑할 꽃을 주고 거닐 길을 준,
영국의 공기를 숨쉬고, 영국의 강물에 목욕하고
영국의 태양에 축복받은 몸
 
그리고 생각해주오. 정화된 일편단심
영원한 심장의 한 맥박이 되어
영국이 나에게 준 사상을
받은 것보다 못지않게
어디선가 욍겨줄 것을
 
영국의 풍경과 음향과 영국의 태양같이 행복스런 꿈을
그리고 친구에게서 배운 웃음, 우아한 마음
영국하늘 아래 평화스러운 가슴을
다른 나라사람에 알려줄 것을





 30여 년 전에 런던주재원으로 3년간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만 누구라도 문장력이나 시작법을 알면 그런 시를 쓸 수 있게 하는,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나라였습니다.
 국민들 스스로 쌓아올린 풍경과 정성 들여 보존하는 자연과 오랜 세월을 갈고 닦아온 에티켓, 질서존중, 상호신의 그리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 등 살면 살수록 매력을 느끼는 그런 나라였습니다.
듣기로는 영국인이 유럽 여러 나라 중에서는 일인당 국민소득이 떨어지는 편이나 자기나라에 대한 만족도는 제일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애국시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심훈(1901~1936)하면 누구나 그 유명한 ‘상록수’를 연상하게 되지만 그가 지은 시 ‘그날이 오면’ 은 그렇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여 옮겨보려 합니다.
 일제의 압박으로부터 해방되는 날 ‘그날’을 목 타게 기다리며 읊은 이 시 또한 가슴을 절절하게 울려주고 있습니다.더구나 이 시인이 ‘그날’을 못보고 요절하여 더욱 가슴 아프게 느껴집니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번이라도 듣기만하면
그 자리에 꺼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시를 설명한다는 것처럼 어려운 일은 없는 노릇이고, 마음으로 느껴야만 하는 것이겠지요.
다만 상기한 두 시가 애국심을 읊은 시임은 이미 느끼신 대로이며 두 시인이 처한 입장이 달라 내용이 당연히 달리 표현되어 있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다만 우리들이 또다시 남의 나라에 짓밟혀 ‘그날이 오면’ 같은 가슴이 미어지는 듯한 시를 쓰는 일이 절대로 없어야 되겠습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내나라 내 민족이 정말로 자랑스럽고 우러나오는 사랑을 감출 수 없어 절로 읊어지는 시를 쓰게 되는 그런 환경을 우리 후손들에게 전해줄 수 있도록 온 국민이 노력해야 되겠습니다.
 



<김종욱/한미파슨스 감사/우리투자증권 사장,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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