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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나 마나 한 사람

Author
mimi
Date
2010-08-28 06:54
Views
5632


 * 있으나 마나 한 사람 *



어떤 조직이라도 그 조직의 구성원 중에는
꼭 필요한 사람,
절대 필요 없는 사람,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나는 회사에 들어온 지 2년이 되어 주임이 되었고,
올 연말쯤 대리로 진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죠.
나와 함께 입사한 김 주임은 경쟁상대가 될 수 없어요.
그는 내가 볼 때 조직원의 분류 중,
있으나마나 한 사람이니까요.


그는 늘 사소한 일들로 시간을 보내는 적이 많았어요.
무슨 잔정이 그리 많은지 후배들 뒤치다꺼리나 하기 일쑤고,
아무도 손 안대는 서류함을
거의 날마다 정리하느라 퇴근 시간을 넘겼으며,
아침마다 다른 이들의 커피 심부름이나 하는 그가
내겐 너무도 무능해 보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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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쟁반에 커피 여러 잔을 들고는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하며
책상에 놓아주는 그의 모습이 한심하기까지 했죠.


그러던 그가 갑자기 휴직계를 낸 건
아내가 병에 걸렸기 때문이었어요.
"박 주임, 그 동안 고마웠어요.
입사동기로서 끝까지 함께 있지 못 해서 정말 죄송하네요.
제가 몇 달은 아내 곁을 지켜 주어야 할 것 같아서요."
마음 약한 김 주임은 내 앞에서 훌쩍거리며 눈물까지 훔쳤어요.
"에이, 못난 인간, 그까짓 일에 눈물을 흘려?"

그는 그렇게 떠났습니다. 나는 자신했어요.
있으나마나 했던 사람,
그가 회사에 나오지 않는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이 기회에 나의 활약상을 확실하게 보여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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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게 아니더군요.
아침마다 마실 수 있었던 향긋한 커피는커녕,

책상 위의 컵들은 커피 자국이 그대로 남은 채
먼지만 쌓여 갔고 휴지통은

늘 휴지가 넘쳤으며,
서류들은 어디 있는지 뒤죽박죽 섞여
쉽게 찾을 수

없었어요.

부서 사람들은 점점 짜증난 얼굴로 변했고
서로에게 화를 냈으며,

시간이 갈수록 큰소리가 오가기 시작했어요.
그날도 상사의 짜증을 다 받아내느라 기분이 몹시 안 좋았죠.
나는 문득 김 주임이 끓여다 준 커피가 그리워졌어요.
자리에서 일어나 슬며시 그의 책상으로 다가간 것은
그의 바보 같던 미소를 잠깐이라도 느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그 때, 그가 쓰던 책상 유리 속 조그만 메모지 안에
담겨진 글귀 한 줄이 제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내가 편할 때, 그 누군가가 불편함을 견디고 있으며,

내가 조금 불편할 때 누군가는 편안할 것이다."





= 옮김(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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