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제 18대 워싱턴 문인회장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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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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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칙

워싱턴 문인회 임원진 (2022-23)

문인회 연락처

역대 회장단

2022.01.29

김레지나 전 회장님, 그 전 회장을 하셨던 고문님 제위, 오늘을 위해 특별히 영상 제작을 해주신 황보 한 박사님, 멀리서 참석하신 귀빈 김성곤 교수님과 소꿉친구 이영묵 고문님, 그리고 서윤석/배숙 부회장님등 워싱턴 문인회 문우님들,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분들을 화상으로나마 뵙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이오, 축복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여러 가지로 부족한 사람이지만, 저를 만장일치로 회장으로 뽑아주신 여러분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하여서라도 기쁜 마음으로 모든 일을 하렵니다. 그리고 이 땅에 저의 발자국도 찍힌다고 생각하니 책임감, 두려움, 흥분을 동시에 느낍니다. 그러나 저는 잘 닦여져 있는 길을 밟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새 땅을 딛습니다. 지난 30여년을 과거 회장단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창의성으로 우리 문인회는 계속 좋은 발전을 해 왔습니다. 가끔 장애물을 만나도 잘 다듬는 결과를 보았지요. 그러므로 앞길도, 적당히, 흥미 있을 만큼, 굴곡이 있겠지요. 그러나 박력 있는 임원진과 모든 문인회 회원님들이 저를 도와주시고 같이 일하실 것 생각하니 든든합니다.

우리는 한인의 후예로서 선조에게서 좋은 것을 많이 물려받았습니다. 그중 하나는, 좋은 사람은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착한 아이보고 “말 잘 듣는 아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문화적으로, 이것이 힘과 권력에 약하고, 줏대없는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었지만, 한국의 역사를 보면 김시습, 황진이같은 개성과 신념이 강한 기인이 존경을 받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남의 말, 우리를 앞서 간, 현명한,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선생의 말을 주의깊게 듣는 것이 인간의 덕 중 으뜸이라는 사실을 우리 선조들은 이렇게 강조했던 것입니다. 우리 문우들이 이런 식으로 남의 말을 잘 들으면서도 창의성 있고 개성 있는 작가들이 되는 문화가 우리 문인회의 특징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더 배우고 싶어 모였습니다. 교육은 사는 한 방법으로서, 그를 가장 중요시하는 동아시인이 철저히 실천에 옮기는 문화적 가치관입니다. 얼마 전에 우연히 혁명적인 작곡가로 알려진 Igor Stravinsky의 생애를 소개하는 documentary를 보던 중, 그분이 한 말이 아직도 귀에 울립니다: “아무리 창의적이라 하더라도 작곡에 rule이 있는 법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chaos (혼돈)일 뿐입니다.”라는 말입니다. 또, 늘 어머니가 하신, Picasso는 누구못지 않게 dessin을 잘 한 사람이었다고 하신 말씀도 기본이 튼튼해야 진정한 창조가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켰습니다. 제일 좋은 예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입니다.

한자의 “문학 (文學)”의 문 (文) 자는 그 기본 뜻이 “pattern”이랍니다. “문명,” “문화,” “문물,” “문법”, “문장,” “논문,” “천문” 등 등의 “문”자가 들어간 말을 생각할 때, 인간이 미개에서 문명으로, 동물에서 특수한 정체로 바뀐 바로 그 원동력이 어떤pattern을 찾은데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작품을 몇 번이고 동료들과 부끄럼 없이 나누고 서로 건설적인 비판, 제안, 질문 등으로 스스로가 그 질서를 의식적으로, 또 무의식 중 발견하고 발전의 환희를 느끼게 하는 모임이기를 바랍니다.

또, 사람들은 서로 비슷한 데가 있지만 다른 점도 있고, 있어야 한다는 엄연한 자연의 진리를 인정하는 세련된 문인회이기를 바랍니다. 서로 다른 의견과 취미가 있는 사람들의 모임은 그만큼 더 재미있고 박력 있는 공동체를 가능하게 합니다. 음양의 원리는 과학, 인문, 사회 모든 분야에서 필요한 아름다운 신의 선물입니다.

전염병이 오랫동안 우리를 마비시키고 있습니다만 이상 제 꿈의 세상을 향하여, 계속 우리끼리 대면으로 모이기도 하고 외부에서 손님을 초대하여 시야를 넓히고, 또 우리 생각과 글을, 외부에 나가, 아주 다른 세계와 공유하여 친선을 도모하고 객관적 비평도 받아 볼 수 있는 날이 곧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한인 사회의 후배양성을 위하여 가능한 한 도울 수 있는 것은 계속 돕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우리가 할 이야기가 있어서, 글을 쓰고 싶어서, 회원이 되었으면 누군가가 들어주고, 읽어주는 것 또한 기쁨입니다. 그래서 이때까지 모두 다양하게 낭송회, 시화전, 워크샵, 학술대회 등을 기획하시고, 또 우리 문인회가 해마다 발간하는 <워싱턴 문학>과 <시향>에 작품을 내실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다른 문예지에 내시거나 단행본들을 출간하셨습니다. 우리의 독특한 환경과 시대성을 반영하는 작품들을 한국 문학뿐 아니라 세계 문학 속에서 자리를 확고 시키는 데 우리 모두 계속 기여하기 바랍니다.

우리 글 쓰는 동아리는 계속 우리 선조가 그랬듯이 우리의 생각과 삶과 느낌과 상상의 세계를 글로, 노래로, 그림으로, 춤으로, 무언지 만들어 표현하며 살아가며, 아름다운 길과 정원, 우리의 집을 가꾸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우리 동네가, 친한 학교 친구처럼, 떼어 놀 수 없는 가족처럼, 서로 잘 되기를 바라고 응원하며 자랑스러워하는 문우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이 하늘이 주신 인연을 고마워하며, 즐기며 거니는 장소이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그러기 위해 저와 같이 손을 잡아 주십시오. 따뜻하고 힘찬 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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