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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 일지

Author
mimi
Date
2009-09-09 06:19
Views
10239

 

                        눈 못 뜬 태아 적 
깊은 배아의 꽃이었을 때
몇 겹이나 봄빛 노을로 얼굴을 들었으면,
그 모습 조용히 바라보며 그대 웃음 지었으면,
이다지 빨간 두 뺨을 만들었을까요
                        그대 몸 마지막 어둠 하나마저도 사루어 
잠재운 순한 날들이 지나
꽃 진 뒤 이제 막 귀 열릴 때
숱한 새들의 발자국들을 모아 머리맡에 켜주었겠지요
바람 깃털을 세워 둑방을 쌓는 소리에
초롱한 눈망울 열리게 했겠지요
                        상처는 잠언처럼 드러나는 것 
농약의 세례를 줄 때마다
아팠나요, 둥글게 말리는 지평선 아래로 떨군
그대 눈물이 여름내 폭우가 되어 뿌려
가열 찬 과즙으로 팽만한 살이 오르고
긴 나이테 하얀 속살을 장식하고
젖가슴 부풀리게 하는 동안
어쩌면 저 가을 강도
완성되는 조각품에 놀라워
기도의 팔을 들어 축복했겠지요

열어도 될까요,
한 손에 꽉 잡히는

그러나 죄 없는 자만이 해독해야 할
이 신성한 일지를
함부로 깎아 보아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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