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문학자료실

워싱턴 문학

오늘의 시

평론과 해설

문학 강좌

세계의 명시

우리말 바루지기

워싱턴 문학 신인문학상 당선작

찔레

Author
문학
Date
2018-06-16 06:55
Views
5051



 

sa.jpg


찔레                                               


문정희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 와

이슬을 털 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갔다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뾰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슬퍼하지 말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정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Translate »